24일 농협에 따르면 김병원 회장이 김정식 중앙회 부회장, 이상욱 농협 경제지주 대표, 허식 상호금융대표 등에게서 사표를 수리했다. 지난 3월에 취임한 후 임원진 교체 없이 농협을 이끌어 오던 김 회장이 주요 임원진 교체를 통해 자신 만의 색깔을 나타내기 위한 의지의 표현으로 분석된다.
이번에 물러난 임원들 중 김정식 부회장과 허식 대표는 임기가 내년 1월까지로 몇 개월가량 남아 있었다. 2013년 6월에 임명된 이상욱 대표는 지난해 6월에 연임됐지만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게 됐다.
김 회장은 애초 취임 당시 조직의 안정을 위해 최원병 전 중앙회장 등 당시 임명된 임원들에 대해 임기를 존중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지만 이번에 결단을 내린 것이다.
내년 2월로 예정된 중앙회 경제사업의 경제지주 완전 이관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미리 단행된 차원도 있다. 애초에는 지난 7월에 조직 개편과 함께 대대적인 인사도 있을 것으로 이야기가 돌았지만 당시 김 회장은 검찰에서 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조사를 받는 중이어서 인사는 단행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일부 이사들을 중심으로 농협을 둘러싼 여러 현안들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임원진 교체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사표가 수리된 3명 이외에 이경섭 농협은행장, 김용복 농협생명대표도 사표를 제출 받았지만 현재로선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농협 관계자는 “애초에는 연말에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고했지만 농협법 개정안과 농협이 처한 위기 등을 대처하기 위해 좀 더 서두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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