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국내 인터넷포털업계 처음으로 분기 매출 1조원 돌파 기록을 세웠다. 주로 광고 매출 및 해외 사업 호조에 따른 것인데 미래 성장동력인 콘텐츠사업의 실적은 부진해 과제로 남았다.
네이버는 올해 3·4분기 매출이 1조131억원, 영업이익이 2,823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전년 동기 각각 20.5%, 27.6%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광고 매출이 7,495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74%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7%나 증가했다. 모바일 메신저 ‘라인’ 내 기업 계정, 광고 메시지 등을 통한 매출 증대가 요인으로 지적된다.
반면 콘텐츠 분야 매출은 2,275억 원으로 기간보다 2.8% 감소했다. 특히 콘텐츠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라인 스티커와 라인 게임 매출이 전 분기보다 각각 1.6%, 5.4% 줄었다. 이에 따라 네이버는 라인의 뒤를 이을 또 다른 콘텐츠 육성에 적극 나서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 대표 주자로는 동영상을 온라인에서 이용자끼리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한 어플리케이션(앱)인 ‘스노우’가 꼽힌다. 네이버는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이용률이 높은 라인과 스노우간 시너지를 높이기로 했다. 마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궁합처럼 주로 문제 메시지 중심의 라인의 해외 이용자가 자연스럽게 동영상 기반의 스노우로도 옮겨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이다.신건식 BNK 투자증권 연구원은 “광고 기반이 되는 방대한 사용자의 정보와 압도적인 트래픽(데이터 부하량)으로 플랫폼으로서 네이버는 당분간 지위가 강화될 것”이라며 “해외에서 라인을 바탕으로 스노우가 잠재적 성장 모델이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정보기술업계는 네이버가 만든 개인방송 플렛폼인 브이(V) 앱과 온라인만화 플랫폼인 네이버웹툰 등도 해외시장에서 성장할 잠재력을 품고 있다고 분석 중이다. 특히 브이(V)의 경우 전체 이용자중 80%가 해외 사용자로 집계될 정도로 국경을 넘어선 서비스로 성장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한 유료 동영상 서비스인 ‘브이 플러스’의 경우 올해 3·4분기 현재 20만명 사용자를 확보했다. 네이버 웹툰 역시 지난 6월 해외 월간 이용자가 1,800만명에 달해 국내 사용자(1,700만명)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해외용 네이버 웹툰 작품 수는 영어 134편, 중국어 번체 140편, 중국어 간체 92편, 대만어 140편, 태국어 72편, 인도네시아어 60편 등에 이른다.
실적발표 직후 시장의 관심은 네이버의 차기 선장을 맡게 될 한성숙 서비스총괄 부사장에게 집중됐다. 김상헌 대표는 “(한 부사장으로의 차기 대표 교체는) 기본적으로 세대교체라는 의미가 있다”며 “차세대 리더들이 좀 더 책임감을 부여받고 빠르게 변화하는 경쟁 상황에 대응하고자 했던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김지영·김창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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