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랄은 무슬림(이슬람 신자)에게 ‘허락된 것’을 말하는 것으로, 무슬림 율법에 따라 도축된 육류와 가공·조리된 식품, 의약품, 화장품 등을 아우른다. 국내에는 아직 생소한 개념이지만 세계적으로는 최근 무슬림 인구가 증가하고 위생적이고 안전한 식품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KOTRA는 27일 기존 중동·동남아시아에 편중되었던 할랄 시장에 대한 시각을 전 세계로 넓힌 ‘세계 할랄 시장 동향 및 인증제도’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중동·아시아·유럽·미주 등 25개 코트라 해외무역관이 조사에 참여해 관련 정보를 생생하게 담았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 단국대 걸프협력회의 국가 연구소 등도 작업에 참여했다.
현재 세계 할랄 식품 수출은 이슬람 지역 국가가 아니라 브라질·인도·미국·중국·호주 등 비무슬림 국가가 주도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수출 순위를 살펴보면 브라질이 관련 시장의 10.7%를 차지하고 있고 인도(9.0%)와 미국(4.9%)이 뒤를 잇고 있다. 10대 수출국 가운데 이슬람 국가로는 터키가 유일하게 9위(3.3%)에 이름을 올렸다.
우리 기업도 2010년 이후 할랄 시장 문을 본격적으로 두드리고 있는 상황으로,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국내 200여 개사 570개 품목이 할랄 인증을 취득했다. 그러나 아직 많은 기업들은 할랄 인증 뿐 아니라 할랄 시장이라는 개념 자체도 익숙하지 않은 상황이다. 또 할랄 인증만 받으면 시장 진출 조건이 충족됐다고 오해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KOTRA는 “할랄 인증은 통과의례일 뿐, 무슬림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각 지역 무슬림의 소비계층별 차별화된 제품 개발 및 니즈 충족이 선결조건”이라고 밝히고 있다.
김재홍 KOTRA 사장은 “수출이 어려운 요즘 할랄은 우리 기업이 진출을 확대해야 할 매력적인 신시장”이라며 “전 세계에 분포하고 있는 소비자별 특성에 적합한 제품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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