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문화가 세상을 변화시키고 사람들의 삶에 기쁨을 주는 것처럼 저와 SM엔터테인먼트는 로봇과 인공지능(AI)의 시대가 될 기술의 미래에 행복을 전하고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음악으로 세상을 바꾸려 가수가 된 한 청년이 문화계의 판도를 바꾸려 지난 1989년 SM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K팝’이라는 한국 특유의 음악 장르를 구축하며 아시아를 넘어 세계 무대를 뒤흔들었다. 2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유엔(UN)에서 열린 아시아소사이어티의 ‘아시아 게임 체인저 어워즈’를 한국인 최초로 수상한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프로듀서다.
경복고와 서울대를 졸업한 이 총괄프로듀서는 1972년 듀엣 ‘4월과 5월’로 데뷔했고 이후 솔로 활동으로 1976년 MBC 10대 가수 남자 신인상도 받았다. 그는 “1980년대 미국 유학을 다녀온 후 고국으로 돌아와 SM엔터테인먼트를 시작하면서 한국 문화가 세계 시장으로 뻗어 나가고 세계 문화 산업을 이끌게 만들겠다는 꿈을 꿨다”면서 “나 혼자 꿈을 꾸면 그저 꿈에 불과하지만 함께 꿈을 꾸면 새로운 미래의 시작이 된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는 늘 한발 앞서갔다. 공연하는 사람에서 제작자로 선회한 것도 빨랐고 국내를 넘어 외국을 바라본 것 또한 먼저였다. 음악을 국가를 상징하는 문화 코드로 변환한 그는 “급변하는 기술의 미래가 가까워질수록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는 소속 아티스트를 통해 ‘행복’을 퍼뜨릴 수 있어야 한다”며 “나와 SM, 더 많은 게임 체인저들이 세상을 변화시키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자선사업가 존 D 록펠러 3세가 1956년 설립한 비영리기관인 아시아소사이어티는 정치·경제·문화 등 다방면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선구적인 업적을 남긴 이들을 아시아 게임 체인저라는 이름으로 시상하고 있다. 게임 체인저는 말 그대로 판을 바꿔놓은 혁신가들을 가리킨다. 아시아소사이어티 측은 시상식에서 이 총괄프로듀서를 “한 국가의 대중문화를 전 세계적 현상으로 바꾼 사람”이라며 “아시아에서 가장 큰 엔터테인먼트 그룹을 운영하고 있으며 K팝을 기반으로 뮤지컬·TV쇼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서는 이 총괄프로듀서를 비롯해 중국 영화계를 변화시킨 장이머우 감독, 세계 건축계의 아이콘인 중국계 미국인 아이엠 페이, 이라크 전쟁으로 황폐해진 국가에서 예술로 마음을 치유시킨 오케스트라 지휘자 카림 와스피 등이 함께 이 상을 받았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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