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칼날 위에 놓인 5대 취약산업에서 생산이 10% 동시에 감소할 경우 부가가치가 19조6,000억원이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내년 기준으로 우리 경제성장률을 1.1%포인트 낮추는 수준이다.
30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내놓은 ‘취약 산업의 위축이 성장과 고용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기초화학·철강·조선·건설·해운 등 5대 취약산업에서 최종수요가 10% 동시에 감소할 경우 예상되는 경제 전체의 생산 감소액은 76조7,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로 인해 줄어드는 부가가치는 19조6,000억원이다. 당장 수요 감소로 인해 줄어드는 취약산업 내 부가가치는 9조9,000억원, 취약산업 밖에서 감소하는 부가가치는 9조7,000억원으로 각각 추산됐다. 고용 감소분은 취약산업 내가 15만4,000명, 취약산업 외는 17만3,000명으로 모두 32만7,000명에 달했다.
연구원은 이 같은 충격이 발생할 경우 2017년 기준으로 경제성장률이 1.1%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최근 5년 동안 디플레이터를 이용해 추정할 경우 2017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의 1.1%포인트 감소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타격을 볼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은 도소매 및 음식 숙박업이었다. 부가가치는 1조4,000억원이 줄고, 고용 감소 효과는 2만6,000명으로 추정된다. 이어 경공업,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비철금속 등 금속제품 업에서 부가가치가 많이 줄었다. 고용 감소 효과는 운수업, 전문·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 1차 산업 순이었다.
개별 업종별로 보면 건설업의 부정적 효과가 가장 컸다. 건설의 최종 수요가 10% 위축될 경우 생산은 40조9,000억원, 부가가치는 13조4,000억원, 고용은 26만6,000명이 줄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업은 부가가치가 2조7,000억원, 고용이 4만명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기초 석유화학(2조3,000억원, 2만5,000명), 철강(1조4,000억원, 1만4,000명), 해운(5,000억원, 6,000명) 등도 부가가치와 고용 감소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
주 연구실장은 “산업 구조조정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은 분명하지만 그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모색돼야 한다”며 “구조조정의 무게중심은 생산능력 축소가 아니라 주력산업군을 신산업으로 재우는 구조개편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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