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한진해운이 주력으로 운영하던 아시아-미주 노선 컨테이너 운임이 지난해 2월 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성수기 효과와 맞물려 세계 4위의 컨테이너 선사인 한진해운이 글로벌 해운업 치킨게임에서 밀려 시장에서 퇴출되자 운임이 급등한 것이다.
31일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아시아-미주 서부 노선의 컨테이너선 운임이 지난 28일 기준으로 1FEU(1FEU는 40피트 컨테이너 1개 크기)당 2,034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일주일 전 1FEU당 운임이 1,917달러였던 데서 6% 넘게 오른 것으로 1FEU당 운임이 2,000달러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해 3월 첫째주 이후 처음이다.
아시아-미주 동부 노선 운임도 1FEU당 운임이 2,836달러로 급등해 3,000달러선에 근접했다. 해당 노선 운임이 3,000달러 수준에 다가선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2년여 만이다.
컨테이너선 운임은 최근 1~2년 머스크가 주도하는 치킨게임 영향으로 급락했다. 1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크기) 이상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운영에 나서면서 운임이 급전직하했다.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서 올해 7~8월까지만 하더라도 아시아-미주 서부 노선 운임이 1FEU당 700~800달러에 불과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을 비롯한 전 세계 해운업계에서는 적자를 감수하면서 화주(貨主) 확보 차원에서 노선을 운영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침몰한 대표적인 선사가 한진해운이다. 실제로 한진해운이 꼬꾸라진 8월 말 운임이 급등했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8월 마지막주 1FEU당 1,100달러 수준이던 아시아-미주 서부 노선 운임은 그 다음주 1,700달러로 껑충 뛰었다. 조봉기 선주협회 상무는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공급이 줄어든 것과 계절적 성수기 효과가 겹치면서 운임이 급등했다”고 말했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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