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파업과 갤럭시노트7 사태에 따른 충격이 수출에 지속적으로 타격을 주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진 탓에 주력 품목들도 고전하는 상황이라 당분간 수출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우리나라 서비스 수출에 크게 기여했던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로 가면서 서비스 수지 적자 폭도 커져 전반적인 무역 체질이 약화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지난달 우리 전체 수출액이 419억달러를 기록해 전년보다 3.2% 감소했다고 밝혔다. 수출은 지난 8월 20개월 만에 반등했지만 이후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역시 자동차 업계의 파업과 신규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 단종이 수출 실적에 직격탄을 날렸다. 전월에 비해 0.5일 적은 조업일수는 9억4,000만달러의 수출 감소 효과를 가져왔다. 여기에 자동차 파업과 태풍에 따른 일부 차종의 침수 피해로 관련 수출이 5억달러 감소했다. 파업 여파는 8월(수출 감소 9억2,000만달러)과 9월(11억4,000만달러)에 이어 지난달까지 석 달째 지속됐다. 갤노트7 사태는 9월(3억7,000만달러)에 이어 지난달에도 휴대폰 완제품 수출을 6억7,000만달러 감소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조업일수 감소와 파업, 갤노트7 판매 중단 등으로 수출이 4.9%(21억1,000만달러) 감소한 셈이다.
13대 주력 수출 품목 가운데 선박(49.4%)과 컴퓨터(7.1%), 반도체(1.7%)를 제외한 10개 품목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파업 여파로 자동차 수출은 11.8% 감소했다. 갤노트7 단종으로 휴대폰 수출은 28.1% 줄어 4년 3개월 만에 최대폭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섬유(-8.7%)와 차부품(-6.8%), 평판디스플레이(-4.7%), 석유제품(-4.5%)도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반면 수출 유망 품목인 화장품은 43.7%,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21%, 반도체 기반 저장장치(SSD) 수출도 17.4% 뛰었다.
문제는 전체 수출 시장의 40%를 차지하는 중국과 미국 시장 부진이 이어지는 점이다. 수출 비중이 25%에 육박하는 중국 수출은 지난달 11.3% 줄어 16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2위 수출 시장 미국(약 15%) 수출도 10.3% 줄어 5개월 연속 감소했다. 인도(-18.8%)와 중남미(-10.5%) 수출도 크게 줄었다. 반면 우리 기업들의 생산기지가 몰린 베트남(19.9%) 수출은 늘었고 중동(10%)과 유럽연합(EU) 수출도 증가했다. 채희봉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세계 경제와 교역 저성장과 미국 금리 인상 여파, 무선통신기기 수출 부진 등으로 앞으로 수출도 낙관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무역수지가 57개월째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서비스수지는 악화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9월 서비스수지는 한진해운 법정관리 여파로 운송수지 적자가 확대되면서 6년여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냈다. 9월 서비스수지 적자는 25억4,000만달러로 2010년 12월(-26억5,000만달러) 이후 가장 컸다. 2002년 12월(-1억1,000만달러) 이후 줄곧 흑자를 이어오던 운송수지는 해운업황 악화로 지난해 12월(-1억달러) 이후 줄곧 마이너스를 보이는 상황이다. 여기에 여행수지(-10억9,000만달러), 지식재산권 사용료(-3억9,000만달러) 수지가 적자를 보이면서 서비스수지를 적자로 돌려놨다. 올해 9월까지 서비스수지 누적 적자액도 138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7억8,000만달러(25.2%) 늘었다. /세종=구경우기자, 김상훈 기자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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