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대우조선 정부지원만으론 회생 불가…STX처럼 '중형조선'으로 가야 생존

운영자금 고갈 심각 ·상선 수주 가뭄 극심 악순환 속

LNG·대형 컨선 등 고성능 선박으로 특화 땐 생존 가능





#생존이 힘들다는 논리:한국신용평가는 지난 8월 “대우조선해양의 원리금 상환 능력에 투기적 요인이 늘었고 원리금 손실 가능성도 커졌다”면서 대우조선해양 신용등급을 ‘BB’에서 ‘B+’로 낮췄다. 대우조선해양이 발행한 회사채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이자를 받기는커녕 원금마저 온전히 건지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우조선해양은 9월 만기 도래한 기업어음(CP) 4,000억원을 해외 발주처에 읍소해 당겨 받은 인도 대금으로 우여곡절 끝에 상환했다.

#회생 논리:이처럼 위태위태한 재무 상황에도 대우조선해양은 세계 1위의 수주잔량을 확보하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전문 분석 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거제조선소의 10월 초 기준 수주잔량은 695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세계 1위다. 액수로는 총 351억달러로 이 가운데 상선이 163억달러, 해양플랜트는 139억달러에 이른다. 상선 가운데 가장 이익률이 높은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꼽히는 액화천연가스(LNG) 선박도 조선 빅3 가운데 가장 많은 51척이나 수주해놓았다.

지난달 31일 정부가 발표한 조선산업 구조조정 계획을 놓고 대우조선해양 처리 문제가 빠진 알맹이 없는 대책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이 과연 지금의 조선 경기 침체기를 견디고 생존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완전자본잠식에 빠질 정도로 재무구조가 취약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세계 1위 규모의 곳간과 선박 건조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재무적 관점만 놓고 볼 때 전문가들은 대우조선해양의 우수한 선박 건조 기술력 등은 차치하더라도 당장의 운영자금 고갈이 심각한 상황이어서 정상적인 경영이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삼성중공업이 운영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유상증자를 통해 1조원 규모의 현금을 즉시 확보하는 것과 달리 대우조선해양 채권단이 추진하는 출자전환은 재무지표를 개선해 자본잠식에서 벗어나려는 것일 뿐 실질적으로 운전자금이 들어오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4분기 1조2,000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자본총계 마이너스 7,763억원의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1조원의 자금 확보 문제가 달린 소난골 프로젝트와 같은 대규모 해양플랜트가 예정된 시점에 인도되지 못하고 상선 부문에서도 극심한 수주 가뭄이 이어진 탓이다.

실제로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목표 수주액을 63억달러로 잡았지만 11월 현재 수주액은 13억달러에 불과하다. 이 같은 신규 수주 감소는 선수금을 받아 기존에 수주한 선박 건조를 위한 비용에 투입하고 인도가 이뤄져 대금을 받는 선순환 구조를 악화시키고 있다.



또 다른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정부 지원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지금과 같이 발주가 급감한 상황에서는 회사 존립이 지속 가능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이 부실화된 해양플랜트 사업을 과감하게 쳐내고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한 LNG선과 대형 컨테이너선 분야에 집중한다면 이 분야에 특화된 중형 조선소로 생존이 가능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4년 세계 최초로 쇄빙 LNG선을 수주했고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그 해에만 35척의 LNG선을 수주하며 시장을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STX조선해양이 과거 저가 수주 계약을 취소하고 대규모 인력 감축을 단행하고서 매각을 타진 중인 것처럼 대우조선해양도 외형 축소 후 새 주인 찾기가 가능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운영 자금 확보에 어려운 부분은 있지만 고효율 LNG 선박 등 이익률이 좋은 선박 건조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지금의 위기를 잘 넘기면 경영이 정상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정성립 대우조선해양은 2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했다. 정 사장은 이 자리에서 대우조선해양 존립의 당위성을 알리기 위해 자구계획 이행 상황과 향후 경영 계획 등에 대해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