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피부미용에 주로 쓰이는 ‘보톡스’의 원료물질(균주) 출처를 놓고 메디톡스와 대웅제약·휴젤이 벌이고 있는 논쟁이 결국 소송전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졌다.
메디톡스는 4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대웅제약이 보톡스 균주의 전체 염기서열 370만~380만개 중 독소와 관련한 1만2,912개를 공개했는데 이는 모두 메디톡스 것과 일치했다”며 “보톡스 균주 관련 법적 분쟁은 우리도 원하는 바”라고 밝혔다.
지난 3일 대웅제약이 메디톡스가 보톡스 균주 문제를 계속 거론하면 손해배상 등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보톡스 균주 논란은 국내 보톡스 1위 업체인 메디톡스가 지난달 “대웅제약과 휴젤의 균주 출처가 미심쩍다”며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대웅제약은 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허위사실”이라며 강력히 반발했지만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는 4일 “대웅제약이 우리 균주를 훔쳐갔다는 의혹이 든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업계에서는 이번 논란의 배경이 미국 시장진출 경쟁에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대웅제약은 미국에서 임상 3상을 마쳤고 휴젤도 3상 중이지만 2013년 보톡스 세계 1위 업체인 앨러간과 손잡고 미국 시장 진출을 계획한 메디톡스는 아직 3상에 진입하지 못했다. 글로벌 보톡스 시장 규모는 약 5조원 수준이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톡스 균주 출처와 안전성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밝혀질 문제인데 국내 업체들끼리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것은 집안 망신시키는 것밖에 안 된다”고 비판했다. /서민준기자 morand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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