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한달 전만 해도 무성했던 금융권 낙하산 인사 풍문이 급격히 사그라지고 있습니다.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태로 정부가 낙하산을 앉히기 어려워진 탓인데요.
내부승진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경제부총리로 내정된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장악력이 강해져 금융관료 낙하산 인사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보도에 정훈규기자입니다.
[기자]
금융공기업 CEO는 금융위원장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합니다.
이 때문에 정부 낙하산 입김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최순실씨의 국정 농단 사태로 청와대 입김이 약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그간 거론된 낙하산 인사를 밀어내고 내부승진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당장 다음 달 27일 권선주 행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기업은행은 박춘홍 전무가 유력한 후임자로 떠올랐습니다.
여기에 국정 혼란을 이유로 권 행장의 1년 유임론도 고개를 드는 등 낙하산 인사는 멀어지는 분위기입니다.
설립 이후 40년간 단 한차례도 내부출신 수장을 배출하지 못한 수출입은행도 내부출신 은행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현 이덕훈 행장은 조선·해운 구조조정 사태로 비난을 받아왔기 때문에 내년 3월 임기만료 때 연임보다는 교체에 무게가 실리는데, 후임에 낙하산을 앉히기는 어려운 상황 때문입니다.
이러한 분위기는 민간은행에서도 감지됩니다.
KB금융은 그간 은행장 자리에 외부 입김이 작용하는 것을 우려해 윤종규 회장이 은행장까지 겸해왔습니다.
그러나 낙하산 인사를 내려보내기 힘든 지금 상황이 회장과 행장을 분리할 수 있는 적기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일각에서는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갑작스러운 경제부총리 내정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임 위원장의 금융권 장악력이 더욱 강해지면, 금융위와 기재부 출신을 중심으로 금융 관료 낙하산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높다는 얘깁니다. /서울경제TV 정훈규입니다.
[영상편집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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