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는 이번 주부터 보톡스 원료가 되는 보톨리눔 톡주 균주를 둘러싼 공방의 당사자인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휴젤 3사의 대표를 만나 각자의 입장을 듣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8일 밝혔다. 당장 9일 메디톡스 정현호 대표를 만나고 나머지 두 기업 대표도 차례로 대면할 예정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3사의 대표를 만나 이번 논란에 대한 입장이 어떤지, 어떤 해결책을 원하는지 등을 들어보고 우리가 조치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보톡스 허가 때 균주 출처는 원칙적으로 심사 대상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식약처는 3사의 보톡스 제품은 이미 품목 허가를 받았고 기본적으로 제약사 간 다툼에 관여하지 않는 게 원칙이지만 이번 사태가 업계 전체에 악영향을 줄만큼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어 부득이 중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보톡스 균주 논란은 국내 보톡스 1위 업체인 메디톡스가 ‘대웅제약과 휴젤의 균주 출처가 미심쩍다’며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보톡스 균은 탄저균보다 강한 독성물질로 확보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데 대웅제약과 휴젤의 경우 어디서 얻었는지 제대로 소명을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메디톡스는 특히 나머지 두 회사가 자신들의 보톡스 균주를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가져갔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에 대웅제약과 휴젤이 “메디톡스의 문제 제기는 근거가 없으며 우리의 보톡스 제품은 식약 당국으로부터 안전성, 유효성을 인정받아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맞받아치면서 논쟁이 격화됐다. 현재 이들 3개사는 보톡스 균주 논쟁과 관련해 법적 공방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제약업계에서는 “소모적인 논쟁으로 업계 전체의 신뢰가 훼손된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민준기자 morand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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