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위원장(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이 17일 “금리 인상이 현실화되면 가계부채 관리에 부담이 될 뿐 아니라 고금리 대출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서민·취약계층의 고통이 커진다”며 서민금융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이날 정부 서울청사에서 서민·취약계층 지원 간담회를 열고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등 불확실한 경제 여건에 대응해 튼튼하고 촘촘한 서민금융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시중금리가 급등하면서 은행의 대표적 고정금리 상품인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근 연 5%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뛰었다. 다음 달 미국의 금리 인으로 국내 대출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면 1,300조원에 육박한 가계부채의 ‘뇌관’이 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임 위원장은 이에 대비해 “사잇돌대출, 인터넷은행 등 다양한 중금리 대출 채널을 통해 민간 중금리 대출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와 관련 사잇돌대출 등 중금리 대출을 활성화하는 한편 서민금융 지원체계 전반을 재편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9월 발표한 채무조정 성실상환자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 취약 채무자 원금 감면 확대, 채권자 변동 조회 시스템 구축 등은 이른 시일 내에 안착시키기로 했다.
임 위원장은 “정책 서민금융의 효과성을 면밀히 점검하고 상품 통합, 기능 보완, 지원 확대 등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정된 재원이 더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청년, 한부모가족, 채무조정 탈락자, 탈북민 등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인 계층에 대한 추가 지원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서울보증보험은 사잇돌대출 공급 규모(은행·저축은행 각 5천억원)가 확대될 수 있도록 추가 보증 지원을 검토할 계획이다. 주택금융공사는 서민 실수요층에 주택구입 자금 지원이 집중될 수 있도록 정책 모기지 상품을 개편하기로 했다. 신용정보원은 신용거래 경험이 부족한 사회 초년생이나 저신용층도 적정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비금융정보를 활용한 신용도 분석법을 개발하고 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