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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경제] 검찰 포토라인에 선 청와대 비서진 7명 평균 재산, 고위공직자 평균 재산의 5.7배

국정농단·개인비리 연류 비서관·차관 재산 들여다보니··우병우 >김종 > 이재만> 정호성 >안종범 >안봉근 >김상률 順

7명 평균 재산, 고위공직자 평균 재산 13억3,000만원의 5.7배

강남 재건축 아파트 공동명의, 수억원대 예금 등 재산 분산 닮은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수석비서관들과 비서관, 정부부처 고위 관계자들이 연일 검찰청에 출두해 조사를 받고 있고 조만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조사도 어떤 형태로든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라는 구중궁궐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했던 비서관들의 재산은 얼마나 될까. 지난 10월 28일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로 사표를 제출한 전 대통령 비서실 근무자들을 중심으로 재산을 알아본다.

고위공직자들의 재산을 공개하는 공직자윤리법은 지난 1983년 제정돼 올해로 제도가 시행된 지 33째를 맞고 있다. 정부 공직자 윤리위원회는 매년 3월 25일경 대한민국 관보를 통해 고위공직자들의 재산을 공개한다. 고위공직자들의 재산을 투명하게 공개해 업무를 통해 얻은 정보로 개인 잇속을 챙기지 못하게 하려는 일종의 견제장치다.

서울 강남·송파 일대 아파트 단지/연합뉴스


19일 공직자윤리위원회에 따르면 최순실 관련 국정농단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됐거나 개인비리 혐의로 최근 검찰 조사를 받은 고위공무원 가운데 재산이 가장 많은 인물은 우병우 전 민정수석(393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 순이다.

우병우 전 수석은 2014년 5월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실 민정비서관으로 청와대에 입성했고 2015년 1월부터 지난 10월까지 민정수석을 역임했다. 우 수석은 배우자 명의로 화성 일대 2억9,000만원 상당의 토지를 보유했다. 본인과 배우자 공동명의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196㎡, 상가, 빌딩 등 건물 68억원, 가족 전체 예금 157억원, 유가 증권 5억6,000만원, 채권 159억원을 보유했다. 보석류는 로렉스 시계와 루비·다이아몬드 반지 등 4,400만원이 신고됐다. 우 전 수석은 가족 회사인 정강의 회삿돈과 차량을 사적으로 사용하고, 생활비를 회사에 떠넘겨 세금을 포탈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아내 소유의 화성 땅을 숨기고 재산을 신고해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했다는 등의 의혹도 받고 있다.

두 번째는 김종 문체부 전 2차관(70억6,662만원)이다. 김종 전 차관은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한양대학교 교수 출신인 김 전 차관은 2013년 문체부 차관으로 임명된 후 최근까지 왕차관, 실세차관, 체육계 대통령이란 별명을 얻을 정도로 체육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했다. 검찰은 최순실씨가 김 전 차관을 등에 업고 체육계 인사와 각종 이권에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 차관은 본인 명의의 전북 김제시 임야와 배우자 명의의 군산 땅을 포함해 7,320만원 상당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 건물은 본인 명의의 서울 종로구 관철동 상가 1개, 종로구 수성동 빌딩, 용산구 주성동 아파트와 배우자 명의로는 전북 군산의 창고를 포함해 총 60억원에 달한다. 예금은 가족 전체 9억9,016만원, 유가증권은 326만원을 보유하고 있다. 차량의 경우 김 전 차관은 2010년식 렉서스 RX350 프리미엄을, 와이프는 2011년식 BMW 528i를 탔다.

이재만(왼쪽부터) 전 총무비서관,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 /연합뉴스


김종 전 차관 다음은 문고리 3인방 가운데 하나인 이재만 총무비서관이다. 이재만 전 비서관은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 친모 명의의 단독주택 2채 등 총 16억5,100만원 상당의 건물을 보유하고 있다. 예금은 본인, 배우자, 친모, 차녀 등 가족 전체 4억4,858만원, 채권은 친모가 3,000만원으로 총 재산은 21억2,959만원이다.

이 전 비서관 다음은 현재 문건 유출혐의로 구속된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이다. 이 전 비서관은 본인과 배우자, 모 등의 공동명의로 강남구 삼성동에 아파트를 2채 보유해 건물가액은 14억9,800만원, 예금은 본인, 배우자, 모, 장녀, 장남을 포함해 2억7,393만원으로 전체 재산은 17억원7,193만원이다.



정 전 비서관 다음은 경제수석과 정책조정수석 자리를 꿰차 ‘왕수석’으로 불렸던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이었다. 지난 6일 민간기업 인사 관여, 불법기금 조성 등의 혐의로 구속된 안 전 수석은 본인명의 경상북도 영천시 임야, 도로 등 947만원 상당의 토지를 보유했고, 강남구 개포동에 8억6,400만원의 아파트를 갖고 있었다. 예금은 가족 전체가 8억5,235만원을, 증권은 126만원을 보유해 총 재산이 17억2,708만원이었다.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파트를 포함해 건물이 11억5,300만원, 예금은 본인, 배우자, 장녀를 포함해 1억7,865만원으로 총 재산이 13억3,165만원이었다.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의 외삼촌인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은 서초구 방배동, 광주 태전동에 아파트 2채로 건물이 8억원, 예금은 가족 전체로 2,899만원, 총 재산이 8억2,899만원이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전경. /서울경제DB


물론 이들의 실제 재산은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제출된 것보다 많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 3월에 발표된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제출된 재산신고내역은 지난해 개별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개별공시지가는 시세의 70% 정도를 반영한다.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비서관(수석 포함)들의 재산을 살펴보면 몇 가지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다. 우선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 자산이 집중됐다는 점이다. 최소 1채는 보유하고 있었다. 또 다른 특징은 부부 공동명의로 아파트 소유권 등기를 했다는 점이다. 이는 누진세율이 적용되는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에서 절세효과를 누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고위공직자 평균재산은 13억3,000만원으로 4명 가운데 3명은 재산이 늘었다. 고위공직자의 전년 대비 재산 증가액(5,500만원)은 4.31%로 지난해 실질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2.6%를 크게 웃돈다. 자유시장 경제에서 합법적인 방법으로 재산을 모으는 것은 누구도 제재할 수 없다. 하지만 대통령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하다가 검찰의 포토라인에선 전직 대통령실 비서관들의 재산이 ‘강남 공화국’을 대변하고 있고 고위공직자 평균을 크게 웃도는 현실, 경기침체와 주력산업 부재로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조선·해운 구조조정으로 실직자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국정농단 사태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

/세종=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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