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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갤러리]윤영경 '강산무진'

윤영경 ‘강산무진’ 212x149㎝, 수묵담채, 2016년작. /사진제공=갤러리그림손




검은색인 줄만 알았던 먹색이 아득하고 심오한 분위기를 이룬다. 그 하나의 색이 우뚝 솟은 산 정상부터 산줄기를 따라 흐르며 아파트와 빌딩이 오밀조밀한 산기슭까지 아우른다. 동양화가 윤영경의 ‘강산무진’은 종이의 뒷면이다. 고려 불화나 조선 초상화에서 더욱 깊은 색감을 내기 위해 비단 뒤에서 칠하던 ‘배채법(背彩法)’을 활용한 것. 수묵산수를 뒤집어서 얻는 효과는 둘이다. 흐릿하고 희미하게 보이는 고향산천은 꿈에서 본 고향처럼 선명한 듯하지만 결코 손에 잡히지 않는다. 아득해서 더욱 그리워진다. 또 하나는 어슴푸레한 빛이다. 탁현규 간송미술관 연구관은 “하루에서 경물이 가장 아름다워 보일 때는 동틀 무렵, 해 질 무렵이다. 어둠에서 깨어날 때 어둠 속으로 잠겨들 때 모든 경물은 노을 한빛으로 물들어 주변과 하나가 된다”고 평했다. 윤영경의 개인전 ‘강산무진’은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 그림손에서 23일 개막해 29일까지 열린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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