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K가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반도체 부문을 CMO 사업 확대에 든든한 지원군으로 활용하고 있다. CMO는 대만의 TSMC 같은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와 성격이 비슷하다. 기본적으로 둘 다 위탁생산 제조업인데다 품질관리와 시설투자가 가장 큰 경쟁력이다. ‘반도체 최강자=의약품 생산 강자’라는 공식이 고객들에게 통할 만한 여지가 충분하다.
바이오·제약을 5대 핵심 성장 사업으로 선정한 SK는 현재 해외 CMO 인수를 검토하는 한편 세종시에 공장증설을 하고 있다. 증설이 완료되면 현재 16만ℓ의 생산규모는 2020년 64만ℓ로 늘어난다. 증설 규모에 맞춰 글로벌 제약사에서 물량 수주를 늘려야 할 때 하이닉스가 도움이 되는 셈이다. 20㎚급 초미세 공정을 적용한 D램을 생산 중인 하이닉스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삼성(46.6%)에 이은 2위(26%)다.
삼성전자를 계열사로 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사업 초기부터 반도체의 도움을 받았다. 김태한 사장은 “TSMC를 봤을 때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봤다”고 밝혔다. 로슈 같은 글로벌 제약사에서 위탁생산 수주를 할 때도 최첨단 정밀제품을 만드는 삼성전자와 반도체 이름 덕을 톡톡히 봤다. 특히 현재 3공장 건물을 지으면서 배양기와 클린룸 같은 주요 시설을 동시에 설치하는 병렬공법을 써 공기를 절반가량 줄이고 있다. 이는 반도체 공장 건설의 노하우다. 업계의 관계자는 “CMO의 경우 제조업이어서 국내 대기업들이 능력을 발휘하기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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