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견해 ‘닥터 둠’이라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학교 교수는 23일 “트럼프 당선자는 감세 및 규제완화로 낙수효과를 추구하는 전통적 공급주의 경제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비니 교수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가진 면담에서 “트럼프 당선자의 공약인 법인세 15% 수준 인하 정책이 실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인프라 투자 등 재정지출도 확대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한국·일본과의 기존 동맹관계는 유지될 것”이라며 “다만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달러화 강세 심화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은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루비니 교수는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기는 했지만 한국경제는 이를 헤쳐나가는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경우 필요 시 재정정책을 확대할 수 있는 여유가 있고 통화정책의 유연성이 있는 등의 강점이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루비니 교수는 “대내외로 도전적인 여건 하에서도 한국 경제는 이를 잘 극복하고 내년에도 성장세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 부총리는 “한국 정부는 최근 대내외 위험요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가운데 구조조정ㆍ구조개혁 등 이미 추진 중인 경제정책을 일관성 있게 수행 중”이라며 “추가경정예산을 원활히 집행하는 등 경제 활력을 강화하기 위한 확장적 경제정책 기조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면담에서 유 부총리와 루비니 교수는 미국 대선 이후 글로벌 경제 전망과 트럼프의 당선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한국 정부의 대응방향 등에 대해 서로 의견을 교환했다. /세종=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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