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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20명씩 목숨 앗아가는 '약물 과민반응' SJS+TEN

[서울대병원 건보자료 분석]

통풍·염증·류머티즘약·진통제

소화기능장애약 등이 주원인

약물 투여후 4주내 피부 이상

심하면 시력저하·호흡곤란까지

피부 박리 30% 이상 진행 땐

화상병동서 드레싱 후 수분 보충

現 원인약물 즉시 중단이 최선

권역별 전담센터 지정 관리 필요





전신감염증에 쓰는 항생제나 경련·통풍약 등에 대한 과민반응으로 연간 20여명이 입원 중 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강혜련·양민석(서울시보라매병원) 알레르기내과, 이진용 공공의료사회공헌팀 교수팀이 지난 2010~2013년 건강보험 심사평가자료를 분석해보니 약물 과민반응 등으로 생기는 스티븐스존슨증후군(SJS) 938명, 독성표피괴사용해(TEN) 229명 등 1,167명의 환자가 신규로 발생했다.

연평균 292명(SJS 235명, TEN 57명)에 이른다. 인구 100만명당 연간 발병률은 SJS 3.96~5.03명, TEN이 0.94~1.45명꼴이었다.

4년간 입원 중 사망률은 SJS 5.7%, TEN이 15.1%였다. 연평균 22명꼴이다. 인구분포를 고려한 연령표준화 사망률은 SJS가 100만명당 0.29명, TEN은 0.16명이었다.

무시무시한 질환이지만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의료급여 전체 적용인구를 대상으로 SJS·TEN 환자 규모와 사망률 분석이 이뤄진 것은 처음이다.

두 질환 환자 수는 남녀 간에 큰 차이가 없지만 연령대별 차이는 꽤 컸다. 40대 이상이 SJS의 65%, TEN의 76%를 차지했고 70세 이상은 20대 이하의 6~26배쯤 됐다. SJS는 70세 이상의 발병률이 100만명당 10~19.8명으로 20대 이하(1.8~2.5명)의 6~8배, TEN은 70세 이상의 발병률이 3.7~6.4명으로 20대 이하(0.1~1.1명)의 6~26배나 됐다.

◇원인약물 하루빨리 찾아낼수록 사망위험 30%씩 감소=과민성 중증 피부유해반응인 SJS와 TEN은 대부분 약물 때문에 발생한다. 다만 SJS 환자의 30%가량은 바이러스 등이 감염원인이다.

SJS를 초래하는 원인약물군은 전신적 감염증약, 통풍·염증·류머티즘약, 경련·진통약 등이다. TEN은 전신적 감염증약이 70%, 나머지는 염증·류머티즘·소화기능장애약 등이 원인이다. SJS에는 알로푸리놀(통풍약)과 카바마제핀(항경련제), TEN에는 레보플록사신(항생제)이 대표적이다.

의료진이 스티븐스존슨 증후군(SJS) 어린이를 치료하고 있다. /사진=영국 스티븐스존슨증후군재단


따라서 원인약물·바이러스 등을 찾아내 즉시 투약을 중단하거나 감염치료를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급성기에 원인약물을 확인할 수 있는 검사법이 없어 주로 약물투약 이력과 증상 발생시점 간의 연관성을 추정하는 게 중요하다. 최근 4주 안에 새로 투약한 약물이거나 SJS-TEN 위험도가 높은 약물이 원인일 확률이 크다. 원인약물을 하루 일찍 찾아낼수록 사망 위험률을 30%씩 낮출 수 있다고 한다.

양 교수는 “이번 연구로 매년 적지 않은 SJS·TEN 환자가 발생해 사망·후유증을 겪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중증 피부유해반응은 아직 뚜렷한 예방법이 없으므로 주요 원인약제 정보를 범국가적으로 수집하고 공유해 조기에 진단하고 원인약제를 중단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통증, 광범위한 피부 박리가 특징=SJS와 TEN은 원인약물 투여 후 수일~4주 사이 피부이상 소견이 나타나고 수시간~수일 전에 발열, 권태감, 눈·목의 불편감 등이 찾아온다. 하지만 감기증상으로 생각해 원인약물을 중단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피부 겉부분(표피)이 벗겨지는 박리 면적이 10% 미만이면 SJS, 30% 이상이면 TEN, 그 사이면 SJS-TEN 중첩반응으로 구분한다. 다른 피부질환은 보통 가려움증을 동반하지만 SJS와 TEN은 통증을 수반하는 특징이 있다.

피부 과민반응은 얼굴·가슴 등에 짙은 홍색 또는 자색 반점이 나타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어 피부 기저층 손상으로 광범위한 피부 박리가 진행되고 수포가 생긴다. 손가락으로 병변을 밀면 주변 표피까지 밀려 나가는 ‘니콜스키 징후’, 입술·구강·눈·비뇨생식기 등의 점막 침범도 흔하다. 환자의 70~90%에서 입안 점막의 통증·출혈, 요도염이나 외음순·질점막 유착, 화농성 분비물을 동반한 심한 결막염·안구염 등이 하나 이상 나타난다. 조리개 역할을 하는 홍채가 각막이나 렌즈에 들러붙으면 실명할 수도 있다. 피부장벽 손상으로 감염에 취약해지기 때문에 패혈증 위험도 높아진다.

흔하지는 않으나 호흡기 점막이 침범되면 호흡곤란·저산소증·기관지염·폐부종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예후가 불량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고위험군 가려내고 전담센터 지정해야=발병 메커니즘이 불분명하고 확실한 치료법이 없어 대증치료 중심으로 진행한다. 피부 박리가 체표면적의 30%를 넘을 경우 중환자실이나 화상병동에 입원시켜 드레싱을 하고 손실된 수분·전해질·영양소를 보충한다. 결막염·눈꺼풀염같이 눈을 침범한 경우에는 시력저하·상실로 이어지지 않도록 반드시 안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염증반응을 약화시키기 위해 증상발생 최초 1주일간 스테로이드제를 쓰는 경우가 많지만 피부재생을 저해하고 면역력을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장기간 사용은 피해야 한다.

SJS와 TEN은 보통 발열·점막침범·피부탈락이 진행되는 8~12일간의 급성기를 거친 뒤 2~4주에 걸쳐 표피 등이 재생된다. 피부병변은 대부분 흉터 없이 회복되지만 염증 반응으로 색깔이 어두워지거나 옅어진 상태가 수년간 지속될 수 있다. 손·발톱의 성장장애나 탈락이 동반되기도 한다.

강 교수는 “SJS나 TEN은 1년에 10명을 보기도 어려울 정도의 희귀질환이므로 중앙 또는 권역별 전담센터를 둬 다른 병의원과 협진하거나 환자들을 이송받아 치료할 필요가 있다”며 “인종·민족마다 유전적 특성과 약물반응이 다르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고위험군을 가려내는 등 예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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