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관(75) 한국마사회장이 ‘비선 실세’ 최순실 씨와 딸 정유라 씨를 특혜지원했다는 의혹 속에 내달 초 퇴진하는 가운데, 차기 마사회장 인선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9일 농림축산식품부와 마사회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회장 후보자 접수를 마감한 결과, 총 10명이 지원했다.
이양호 전 농촌진흥청장, 김영만 전 마사회 부회장 등 외부 인사들을 비롯해 박양태 마사회 현 경마본부장 등 내부 인사들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공기업 중에서도 마사회의 경우 회장 등 임원진 인사를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실제 역대 마사회장은 마사회 관련 업무 경력이 없는 정권의 최측근이나 고위 관료 출신 인사가 임명돼 ‘관피아’ 혹은 ‘낙하산’ 논란이 빗발쳤다. 내부 승진 케이스는 단 한 건도 없었다.
현명관 회장의 경우는 첫 기업인 출신 회장이라는 타이틀 이면에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이유로 ‘청와대 낙하산’이란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임기 중에는 마사회가 설립한 산하재단 ‘렛츠런재단’에 자신이 과거 속했던 전경련과 삼성 출신 인사들을 대거 등용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더욱이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이후에는 삼성 출신인 현 회장이 최순실 씨와 삼성 간 다리 역할을 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연임에 실패했다.
최순실 사태로 마사회에 시선이 쏠린 상황인 만큼 이번에야말로 마사회 업무에 정통한 인사가 회장으로 임명되고 낙하산 인사 관행이 근절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다만 최순실 사태 후폭풍으로 청와대 업무가 한 달 넘게 사실상 마비된 상태여서 인사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마사회 관계자는 “청와대 상황으로 볼 때 회장 인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있기는 있다”며 “최근 일련의 사태가 있었던 만큼, 차기 회장 인사를 통해 마사회 이미지가 개선됐으면 좋겠다는 직원들의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세종=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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