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29일 수입차 인증서류 전수조사에서 오류가 확인된 한국닛산과 포르쉐 코리아, BMW 코리아는 고객에게 사과하고 향후 일정과 관련해 정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아우디·폭스바겐의 인증서류 조작에 따른 판매 정지에 이어 공정거래위원회의 독일 3사에 대한 불공정행위 조사, 추가 인증서류 오류·위조 논란에 휘말리면서 업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더욱 악화할 것을 우려했다.
이날 환경부 발표에서 ‘인피티니Q50’과 ‘캐시카이’ 등 2종의 인증서류에서 오류가 발견된 한국닛산은 보도자료를 내고 고객에게 사과했다. 한국닛산 관계자는 “닛산과 인피니티 브랜드를 사랑해주시는 고객 및 딜러 여러분께 실망과 불편을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며 “이번 사안을 매우 중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환경부가 저희에게 본 사안에 대해 보다 상세히 설명하고, 의문사항에 답할 수 있도록 소명의 기회를 제공해 준 데 대해서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환경부에 최대한 협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0월7일 인피니티 Q50 유로6 모델의 인증서류 일부 데이터 오류를 자체 발견해 판매를 자발적으로 중지한 한국닛산은 독립적인 제3의 기관에 의뢰해 철저한 내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한국닛산측은 덧붙였다.
가장 많은 차종이 적발당한 포르쉐 코리아는 조사 기간 인증서류 오류를 환경부와 검찰에 자진 신고한 만큼 앞으로도 조사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포르쉐 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일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로 고객과 딜러사에 사과한다”며 “앞서 문제와 관련해 정부와 검찰에 자진 신고했듯 정부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포르쉐 코리아는 ‘마칸 S 디젤’ 등 3개 차종의 판매를 전날부터 중단했다.
BMW 코리아는 향후 청문 절차를 통해 관련 내용을 소명하겠다는 입장이다. BMW 코리아는 ‘X5 M’ 인증서류에 ‘X6 M’ 시험성적서를 일부 포함한 혐의로 적발됐다. BMW 코리아측은 X5 M과 X6 M의 배출가스 저감장치와 엔진이 같고 동일 인증번호의 차량이라 X6 M 성적서를 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관계자는 “유럽에서는 X5 M과 X6 M이 사실상 동일한 모델로 간주되는 패밀리 차종이어서 대표 차종으로 인증을 받는다”라며 “청문 절차를 통해 적극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이번 환경부가 적발한 차종들이 브랜드의 볼륨 차종이 아니란 점에서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올해 총 2,877대가 판매된 인피니티 Q50을 당분간 팔 수 없는 한국닛산의 경우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15개 브랜드에 대한 전수 조사에서 적발된 차종이 10종이어서 그나마 다행”이라면서도 “수입차에 대한 정부의 전방위적인 압박으로 인해 가뜩이나 위축된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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