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4월 6일, 어느 요르단인 부부가 아들을 낳았다. ‘뉴 사이언티스트’ 지의 보도에 따르면 이 아이는 여자 2명과 남자 1명의 DNA를 사용한 체외수정 기술을 사용해 사상 최초로 태어난 아이다.
‘뉴 사이언티스트’ 지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의 출생을 지원한 것은 미국 의료팀이지만, 이 시술기법은 아직 미국에서는 승인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시술은 멕시코에서 이루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 시술의 대성공은 미국의 FDA(식품의약청)가 이 기법을 조속한 시일 내에 승인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이 부부 중 아내는 뇌·척수 등 중추신경계를 악화시키는 유전질환 ‘리 증후군(Leigh syndrome)’환자였다. 이 사실을 안 부부는 이 기법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리 증후군에 의해 먼저 낳았던 두 아이가 죽었기 때문이다. 첫 아이는 6세 때, 둘째 아이는 8개월만에 세상을 떠났다. 아내의 미토콘드리아에서는 리 증후군을 일으키는 변이 유전자가 나왔다. 세 부모 기술을 사용하면 아내의 미토콘드리아를 사용하지 않고도 자식을 낳을 수 있었다.
전핵이식 기술에서는 보통 두 개의 난자를 수정시킨다. 한 개의 난자는 다른 기증자의 것이고 다른 한 개는 어머니의 것이다. 정자는 모두 아버지의 것이다. 그리고 수정란이 분열을 시작하기 직전에 두 수정란에서 핵을 제거한다. 핵에는 리 증후군을 일으키는 미토콘드리아 DNA를 제외한 모든 유전 물질이 들어 있다. 그리고 어머니의 수정란에서 제거한 핵을 기증자의 수정란에 이식한다. 그러나 이번 요르단 부부의 시술에서는, 이들은 종교적인 이유로 방추 핵 이식 기법을 사용했다. 방추 핵 이식에서도 난자 간에 핵을 교환해 이식하지만, 기증자의 난자만 수정된다. 뉴 사이언티스트 지의 보도에 따르면, 태어난 아기는 건강하며 미토콘드리아의 1% 미만 만이 문제의 변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지난 1990년대 과학자들은 3부모 아이를 만들어내는 또 다른 기술을 실험한 바 있다. 당시에는 기증자의 미토콘드리아 DNA, 그리고 아버지의 정자를 어머니의 난자 속에 주입했다. 그러나 이 기술은 유전병을 유발했다. 그 원인은 두 사람의 미토콘드리아가 섞였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았다. 때문에 이 기술은 금지되었다. 이 기술이 승인되기까지 넘어야 할 장애물들은 아직 많다. 그리고 많은 단체들은 이 기술이 맞춤 아기를 만드는 데 쓰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즉, 아이의 머리색과 눈색을 부모가 고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기존의 유전자 조작 기술인 CRISPR-Cas9처럼, 이 기술 역시 오직 치료 목적으로만 사용되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기술의 안전성도 또 다른 걱정거리다. 그러나 ‘네이처’ 지 6월호에 실린 검토 결과에 따르면 이 기술은 안전하다고 한다. 그리고 이 기술은 자손에게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키는 미토콘드리아 변이를 물려줄 확률을 100%까지는 아니어도 상당 부분 낮출 수 있다. 의사와 연구자들은 이 아이를 계속 관찰해, 미토콘드리아 변이 수준이 안전한 수준으로 유지되는지의 여부를 확인할 것이다. 그리고 FDA도 이 기술의 미국내 사용을 승인하는 데 이 사례를 참조할 것이다.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by Claire Maldarel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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