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LG 부회장(신성장사업추진단장)이 신사업뿐 아니라 계열사 사업 및 경영 전반을 총괄하게 된다. LG전자는 1인 최고경영자(CEO) 체제로 전환됐지만 각 사업본부 체제는 유지되고 LG디스플레이·LG화학 등 계열사 CEO들은 유임돼 LG 인사가 ‘변화’보다 ‘안정’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구 부회장은 이번 정기인사로 기존 신성장사업추진단장에서 역할이 확대돼 주력사업의 경쟁력과 수익성을 제고하고 신사업 발굴·확대를 지원하는 등 사업 전반을 살피는 역할을 맡게 된다. 이와 함께 전략보고회 등 경영회의체를 주관한다. 구 부회장의 외연이 넓어지면서 주력 계열사 핵심사업에 대한 장악력이 강화될 것으로 풀이된다.
LG는 “구 부회장의 역할 확대는 글로벌 저성장 기조 장기화, 대외 거시경제 불확실성 증가 등 어려운 경영환경에서 자회사들이 사업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변화와 혁신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가속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자동차부품과 에너지솔루션 등 신성장사업 분야에서의 사업전개와 성과창출을 위해 LG전자·LG디스플레이·LG상사 등 주력 계열사 CEO를 지낸 구 부회장의 경험과 추진력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구본무 회장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다만 구 회장의 그룹 경영 총괄 체제는 변동 없이 유지하며 구 회장이 ㈜LG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으로서 주요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와 최고경영진 인사 등 큰 틀의 의사결정과 주요 경영사안을 챙기게 된다. 아울러 구 회장과 하현회 사장의 ㈜LG 각자 대표이사 체제는 변함없이 유지된다. 구 부회장도 LG전자 이사회 의장과 LG화학 등기이사를 계속 맡는다.
승진이 점쳐졌던 구 회장의 아들인 구광모 ㈜LG 상무는 이번 인사에서 승진과 자리 이동 없이 현 직위를 그대로 유지하게 됐다. 이는 오너가이지만 충분히 경영수업을 받는 LG 고유의 기업문화가 반영된 것이다.
LG상사에서는 송치호 부사장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송 사장은 경영관리와 사업현장을 두루 거치며 자원 및 인프라 투자사업 등에서 경영능력을 발휘한 ‘정통 LG상사맨’으로 알려져있다.
LG전자에서는 송대현 CIS지역대표 겸 러시아법인장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고 조준호 MC사업본부장, 이우종 VC사업본부장, 권봉석 HE사업본부장, 최상규 한국영업본부장은 유임됐다. 이 밖에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등도 유임돼 LG 인사가 안정에 무게를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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