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저금리 기조로 갈 곳 없는 자금이 자산운용시장으로 몰리면서 자산운용업계의 운용자산이 사상 처음으로 900조원을 돌파했는데요, 눈 여겨 볼 것이 투자 패턴이 바뀌고 있다는 점입니다.
기존에 안정적 수익을 우선시하던 것이 저금리·저성장 시대가 이어지면서, 위험 부담이 있더라도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헤지펀드 성격의 사모펀드로 대거 자금이 유입돼 사모펀드의 수탁액이 사상 처음으로 공모펀드를 추월했습니다.
이현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자산운용사의 올 3분기 실적을 보면 9월말 기준으로 자산운용사 148곳이 운용 중인 자산은 901조원으로 집계됐습니다. 6월말의 871조원과 비교하면 석 달 사이에 30조원이 늘었습니다.
운용자산이 확대된 것은 사모펀드로 투자자가 몰린 덕분으로, 전체 펀드수탁액 가운데 사모펀드가 242조원을 기록하며 231조원의 자금을 모으는데 그친 공모펀드를 추월했습니다.
사모펀드는 29개월 연속 자금 순유입을 기록하며 올해에만 46조원의 자금을 끌어모았습니다.
사모펀드로 자금이 대거 유입되는 것은 투자자들의 입맛에 맞게 자유자재로 투자전략을 구사하며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장점 때문입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지난해 사모펀드 규제 완화 정책을 내놓아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최소 가입기준을 5억원에서 1억으로 낮추고, 사모펀드 운용사 설립을 위한 자본금도 60억원에서 20억원으로 변경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부동산자금이 사모펀드로 쏠리고 있습니다.
사모펀드 시장의 진입 문턱이 낮아지면서 경영참여형 사모펀드, 즉 사모전문투자회사(PEF)로 설립허가를 받은 곳도 지난해 38곳에서 올해 84곳으로 대폭 증가했습니다.
특히 금융당국이 증권사도 사모펀드 운용업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 사모펀드 성장세는 앞으로 지속될 전망입니다.
다만 사모펀드의 수익률을 보면 기대에 미치지 못합니다.
현재 사모전문투자회사가 내놓은 상품은 전체 226개로, 이 가운데 106개는 평가 손실을 기록 중입니다.
또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즉 전문사모집합투자업자의 경우도 74개사 중 절반이 넘는 38개사가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최근 사모펀드 시장 진입이 증가하면서 경쟁이 심해진 결과로 분석됩니다. /서울경제TV 이현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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