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외환 보유액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감소 폭은 1년 4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1월 말 현재 외환 보유액은 3,719억9,000만달러로 전월 대비 31억8,000만달러 감소했다. 이는 전월 대비 39억3,000만달러 줄었던 지난해 7월 이후 1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외환 보유액은 지난 10월(3,751억7,000만달러) 넉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바 있다.
외환 보유액이 감소한 것은 외화자산 운용 수익은 늘었지만 미국 달러화 강세로 유로 등 기타 통화 표시 자산을 달러로 환산한 금액이 줄었기 때문이다. 11월 한 달 간 유로화는 달러 대비 3.0%, 엔화는 7.0% 각각 가치가 하락했다. 호주 달러화도 통화가치가 1.3% 절하됐다.
외환 보유액 중 국채와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MBS) 등 유가증권은 3,368억8,000만달러로 10월 말보다 54억1,000만달러 감소했다. 예치금은 256억6,000만달러로 18억8,000만달러 증가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인 SDR은 29억달러로 3억7,000만달러 늘었다. IMF에서 교환성 통화를 수시로 찾을 수 있는 권리인 IMF포지션은 3,000만달러 감소한 17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금 보유액은 매입 당시 장부가격으로 표시하기 때문에 전월과 변동이 없는 47억9,000만달러를 나타냈다.
우리나라의 10월 말 기준 외환 보유액(3,751억7,000만달러)은 세계 8위였다. 9월 말(3,777억7,000만달러) 대비 순위가 한 계단 미끄러졌다. 중국이 3조2,163억달러로 478억달러가 줄었지만 여전히 1위 자리를 지켰다. 일본은 174억달러 감소한 1조2,428억달러로 2위였다. 스위스는 6,865억달러(-108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는 5,438억달러(-101억달러), 대만이 4,353억달러(-15억달러)로 뒤를 이었다. 홍콩(3,831억달러)은 206억달러 늘어 우리나라를 제치고 7위에 올라섰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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