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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화·하방위험 확대"...잿빛 된 정부 경기 인식

'12월 그린북' 부정적 표현 많아

백화점 매출 11개월래 낙폭 최대





소비·투자·수출의 동반 부진에다 최순실 국정농단,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등 정치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정부의 경기 인식이 온통 잿빛으로 변했다. ‘둔화’ ‘위축’ ‘하방 위험 확대’ 등 이전에 쓰지 않았던 강한 표현을 써가며 우려를 표명했다.

8일 기획재정부는 ‘12월 경제동향(그린북)’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코리아세일페스타 등 정책효과로 소비가 반등했지만 생산·투자 전반이 부진하며 회복세가 다소 둔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올해 들어 기재부 그린북에 ‘둔화’라는 표현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재부는 “미국 신정부의 정책기조 변화와 금리 인상 속도,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불안 등 대외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정치 상황 등 국내적 요인에 의한 소비·투자심리 위축 등 하방 위험이 확대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그린북에서 공개된 지난 11월 내수 모니터링 지표를 보면 백화점 매출이 매주 이어진 촛불집회로 11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11월 매출액이 지난해에 비해 1.6% 줄어 지난해 12월(-3.8%) 이후 낙폭이 가장 컸다. 10월의 5.6% 증가에서 하락 반전했다. 할인점 매출액도 3.9% 감소해 10월의 5.6% 증가에서 내림세로 돌아섰다. 다만 국산승용차 내수판매량은 1.4% 증가해 5개월 만에 상승세를 기록했다. 차 판매는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가 끝난 7월부터 계속 두자릿수 감소를 기록했다. 자동차 업체들의 자체 할인행사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기재부는 이달 말 발표할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내릴 것을 시사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3%로 예상한 지난 전망 때보다) 하방 요인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이로써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이후 처음으로 정부가 새해 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5일부터 노후 경유차 교체 시 세금 혜택을 주는 방안이 시행되고 있다”며 긍정적 요인도 있음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제정책 방향과 관련해 부처별·기관별 조율회의를 하고 있다”며 “재정정책에 대한 입장, 경기 대응 방향 등을 구체화해서 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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