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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TUNE US 긴급 진단 ¦ 대기업들이 트럼프 시대를 대비하는 방법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6년 1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현실을 직시하고 대책을 수립할 때가 왔다.

2017년 계획을 짤 때, 현재 상황을 예상치 못했던 기업과 정부가 세계 곳곳에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젠 현실을 직시하고 적응할 때다.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세 분야로 나눠 정리해 봤다.

거대한 정책적 불확실성에 적응하기: 트럼프가 미국 국가 채무를 ‘재협상’하겠다고 했을 때, 그의 원래 의도는 정말 채무 불이행 선언이었을까? 과연 해외 주둔 미군을 대규모로 철수할까? NATO 조약에 의거한 미국의 의무 이행을 거부하고, 한국과 일본의 핵개발을 지지할까? 정책 방향에 대한 트럼프의 발언은 즉흥적이었기에 확신할 수는 없다. 당선인이 일관성 있게 주장했고, 지지자들이 이행을 촉구하는 사항은 두 가지밖에 없다. 한 가지는 국경 장벽 건설 등 멕시코인과 아랍인을 집중 겨냥한 이민자 강력 단속이다. 또 하나는 수입 억제와 해외로 이전하는 미국 기업에 대한 처벌이다. 두 계획이 의회의 승인을 받을 수 있을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이는 더 큰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공화당은 백악관과 상·하원을 모두 손에 넣었지만, 어떻게 봐도 내부적 분열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들 가운데 트럼프 지지자는 거의 없었고, 하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트럼프를 싫어하고, 당선인의 이민·무역·세금 등 여러 정책에도 반대하고 있다. 라이언이 새로 구성된 하원에서 의장직을 잃을 가능성도 있다. 이건 또 하나의 불확실성이다. 클린턴이 승리했더라면 (기업인의 입맛에는 혹 안 맞았을지라도) 예측 가능성이 매우 높았을 연방 정책이 이젠 거대한 물음표가 되어 있다. 따라서 내각 등 주요 조기 인선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트럼프의 정책적 방향성을 엿볼 수 있는 가늠자이기 때문이다.



2차·3차 효과에 적응하기: 많은 지도자들에겐 트럼프의 행동보단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더욱 중요할 수 있다. 중국과의 통상 전쟁을 공약한 것이나 다름없는 미국 대통령에 대해 시진핑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고, 선제적 대응은 어떤 식으로 이뤄질까? 아마 지금쯤 함박웃음을 짓고 있을 블라디미르 푸틴의 경우는 어떨까? 전 세계 거의 모든 주가지수가 대선 결과 발표 이후 곤두박질쳤지만, 러시아는 예외였다. 농업 등 미국의 몇몇 산업 분야가 불법 이민자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에서 과연 이민자 대탈출이 일어날까? 트럼프의 행동에 다른 행위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그 반응에 대한 반응은 어떨지 예측하는 것이 필요하다. 3차원 입체 체스판이 펼쳐져 있다.

광범위한 현상 변화에 적응하기: ▲경제적 세계화 ▲다양성 증대로 인한 백인 인구비율의 감소 ▲ 성별 · 성지향성 · 인종 등에 대한 사회적 태도 변화를 위협이자 모욕이라고 느끼는 미국인이 상당수 존재했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이 계층의 규모와 이들이 느끼는 분노의 강도는 이번 대선을 통해 비로소 처음 밝혀졌다. 아마 본인들도 몰랐을 것이다. 이젠 그들 자신과 전 세계가 알게 된 만큼, 거의 모든 문제에 대한 국민적 논의의 흐름이 바뀌게 될 것이다. 기성 권력에 대한 분노와 저항은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대두됐다. 미국 국민과 대화하기 위해선 새 전략이 필요하다.

이번 대선의 충격을 통해 전 세계 수많은 지도자들은 상상할 수 없는 사태도 미리 상상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지도자들이 이 교훈을 잊지 않기를 희망해보자.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은 앞으로도 계속 벌어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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