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감원과 은행연합회, 시중은행들은 ‘대출금리체계 모범규준’을 정비해 불합리한 금리 관행을 손질하는 작업에 착수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김영기 금감원 부원장보 주재로 시중은행 여신담당 부행장과 은행연합회 담당자가 모여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대출금리체계 모범규준’이 정한 세부항목 기준이 모호해 은행마다 가산금리 운용에 차이가 크다고 보고, 산정기준을 더 명확히 규정할 방침이다. 은행들의 자의적 금리 인상을 막겠다는 취지다.
금감원 점검 결과 일부 은행들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이 0.3∼0.4%를 오가는 상황에서 목표이익률을 2%대로 높게 산정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는 은행들이 목표이익률을 높이기 위해 자연스레 대출금리가 올라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은행들은 금리가 지나치게 올라 다른 은행의 대출상품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목표이익률은 그대로 둔 채 가감조정금리(감면금리)를 내리는 방법도 쓴 것으로 나타났다. 감면금리는 본점·영업점장 전결로 바꿀 수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형태는 원래 5,000원짜리 물건에 1만원짜리 가격표를 붙여둔 뒤 소비자들에게 5,000원에 할인 판매하겠다고 광고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이번에 은행별로 제각각인 대출금리 공시 체계도 개편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각 은행이 홈페이지에서도 통일된 기준에 따라 실제 대출금리를 공시하도록 해 금융소비자가 쉽게 금리를 비교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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