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수서역에서 SRT를 타고 1시간 반 만에 도착한 동대구역을 빠져나오자 곧바로 압도적인 크기의 ‘대구 신세계’ 백화점이 눈에 들어왔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백화점인 신세계 센텀시티점에 버금가는 규모(지상 9층, 연면적 33만8,000㎡)라는 설명이 실감 날 만큼 전체 외관이 시야에 꽉 들어찼다. 동대구역에서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백화점 3층으로 입장이 가능하고 백화점 지하 1층(지하철)과 지상 1·3·4층(고속·시외버스)을 통해 다른 교통수단 이용이 가능한 구조였다.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대구 신세계는 신세계그룹의 유통 노하우를 집약시킨 복합쇼핑 문화공간”이라며 “복합환승센터의 이점을 활용해 대구·경북뿐만 아니라 전국 고객을 끌어들이는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자부했다.
신세계는 국내 최초의 민자 복합환승센터 안에 세운 ‘대구 신세계’를 오는 15일 공식 오픈한다고 밝혔다. 신세계는 무려 1조원 가량을 투자한 대구 신세계를 선보임으로써 올해 진행한 6개 대형 프로젝트(강남점 증축, 부산 센텀시티몰 증축, 스타필드 하남점 개점 등)의 피날레를 장식한다는 구상이다.
우선 눈에 띄는 점은 교통 입지였다. KTX·SRT 시내·외 버스, 지하철, 택시 등 6개 대중교통시설이 도보 10분 내외에 위치해 그야말로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자랑한다. 신세계는 롯데, 현대 등 6개 백화점이 자리 잡아 레드오션이 예상되는 대구 상권을 넘어 구미·포항·경주 등을 포함한 초대형 상권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신세계의 ‘유통 DNA’를 쏟아부은 백화점 내부는 단순한 쇼핑 이상의 경험을 제공하는 문화공간으로 손색없는 모습이었다. 신세계 최초의 뷰티멀티숍 ‘시코르’를 비롯해 명품 편집숍 ‘분더샵’, 완구전문점 ‘토이킹덤’, 가전매장 ‘일렉트로마트’, 신세계푸드의 ‘올반’ ‘베키아에누보’, 스타벅스 등 신세계그룹 브랜드들이 총 망라돼 있었다. 대구·경북 지역 브랜드를 유치한 ‘팔공 상강 한우(대구 축산 농협)’ ‘대봉동 로라방앗간(방천시장 3대 맛집)’ ‘강산면옥(대구 최초 평양냉면)’ ‘수타미(지역 대표 유기)’ 등도 차별화된 부분이었다.
가족단위 고객을 위한 즐길 거리도 가득했다. 백화점 9층에 △대구 지역 유일의 초대형 아쿠아리움 △정글 콘셉트의 옥상 테마파크 ‘주라지’ △거인의 방 콘셉트의 실내 테마파크 등이 있고, 백화점과 연결된 문화공간 파미에타운에는 스포츠 테마파크 ‘트램폴린 파크’를 마련했다. 이밖에 6개관·900여석 규모의 영화관 ‘메가박스’, 서점 ‘반디앤루니스’, 문화홀, 갤러리 등 대형 쇼핑몰 수준의 구성이 인상적이었다.
고급 백화점의 관건인 명품 브랜드 유치에도 꽤 성공한 것으로 보였다. 에르메스·샤넬 매장은 없었지만 5층에 루이비통, 구찌, 버버리, 디올, 펜디, 티파니, 불가리 등이 입점했거나 입점 예정이었다. 내년 2월이면 명품 브랜드 입점이 완료된다는 게 신세계측 설명이다.
다만 대구 여유계층의 경우 이미 대구백화점 대백프라자에 충성도가 높고,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까지 치열한 영업을 벌이고 있어 기존 고객을 끌어오는 데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대구 신세계 인근의 교통난이 심하고, 중심 상권에서 떨어진 외곽에 위치한 점도 단점이란 분석이다.
/대구=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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