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업의 3·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3%나 급락했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그리고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인한 경기 위축으로 기업 경영이 더욱 어려워진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지난 3·4분기 우리 기업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했다. 이는 2003년 3분기(-6.3%) 이후 13년 만에 최저치다. 2015년 통계 집계 대상을 상장기업에서 외부감사대상기업으로 확대한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매출액 감소율이 사상 최대치다.
특히 제조업의 매출액 감소 폭이 컸다. 제조업의 3·4분기 매출액 증가율은 -6.1%로 전년 동기(-2.1%)에 비해 감소 폭이 세배 확대됐다. 비제조업도 매출액이 2.9%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3·4분기(-0.8%)와 비교하면 세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은 매출액이 5.2%, 중소기업은 3.2% 각각 감소했다. 중소기업의 경우 올해 1·4분기 6.5%로 매출액이 증가했지만 2·4분기(-0.2%) 감소세로 돌아선 뒤 감소 폭을 키우고 있다.
전체 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5.7%로 전년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제조업은 5.9%, 비제조업은 5.5%를 기록했다. 대기업은 5.6%, 중소기업은 6.0%였다. 경기 악화로 매출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투자를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영업이익률은 양호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3·4분기 우리 기업의 부채비율은 94.6%로 전 분기(91.8%) 대비해 2.8%포인트 감소했다. 차입금 의존도도 25.4%에서 24.8%로 소폭 줄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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