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각 업권별로 미국 금리 인상 영향을 점검하고 향후 방향을 수립하는 데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먼저 일부 은행들은 이번 금리 인상으로 해외 영업점이 받을 리스크 점검에 착수 했다. 미국 금리 인상 여파가 신흥국 경제에 가장 크게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사전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은행들은 해외 영업점에서 주로 대출하는 한국 기업들의 영업이 신흥국 경제 불확실성 증대로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기존 대출에 대해서는 추가 담보를 요청하고 신규 대출은 깐깐히 검토하는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의 한 글로벌 담당 임원은 “금리 변동 가능성이 커진 때일수록 리스크 관리를 더 철저히 해야 한다”며 “대출 자산을 건전하고 등급 높은 것 위주로 취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에서는 외화 유동성 확보나 조달 측면에서는 그동안 미국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준비한 만큼 당장 문제는 없을 것이란 반응이다. 그러나 이번 연준 회의에서 내년 기준 금리 인상이 최대 세 차례 예상되는 등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짙어지면서 조심성이 커지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트럼프가 당선되고 나서 취임 전에 특히 변동성이 커서 의사결정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경제 상황에 따라 은행 신용도도 변동할 수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안정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카드 업계 및 캐피털 업계는 장기적으로 국내 조달 시장 여건 악화로 여전채 금리가 상승하면 조달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비록 한국은행이 현재는 동결 기조를 이어가고 있으나 미국 금리가 장기적으로 오르면 우리나라도 따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전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여전채 금리 인상에 맞춰 고객에게 받는 금리를 올리게 되면 그만큼 영업 환경이 어려워진다”며 “게다가 요즘 정치권에서 최고 금리 인하 압박이 높은 탓에 금리를 높여 수익을 벌충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보험 업계는 다소 복잡한 표정이다. 전반적으로 그간 하향세로 고심이 깊었던 자산운용 수익률이 제고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으나 다만 일부 보험사는 저금리 시절에 수익률을 높이려고 회계상 채권을 재분류했던 영향으로 오히려 지급여력비율(RBC)이 떨어질 수 있어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조권형·강동효·김보리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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