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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다주택자 주담대 200조… 가계부채 '뇌관'

전체 주담대의 3분의1 달해

금리 상승·공급과잉 맞물려

주택 대거 매도땐 가격 급락

1,300조 가계 빚 악화 우려





주택을 2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200조원 수준으로 금융기관 전체 취급액의 3분의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주택자들은 주택을 구입할 때 한 가구 보유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출을 많이 받아 주택 가격과 금리에 민감하다. 미국 금리 인상의 여파로 시중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이들 다주택자가 매도 대열에 대거 합류할 경우 주택시장의 경착륙을 일으키고 1,3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뇌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한국은행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를 이용해 금융기관 주담대 중 차주의 대출 건수별 대출규모를 파악한 결과 올해 3월 말 기준 주담대를 2건 이상 취급한 가계의 대출잔액 규모는 199조9,000억원이었다. 집을 담보로 대출받은 건수가 두 건 이상이라는 것은 이들 가계가 다주택자라는 의미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기관에서 주담대를 2건 이상 받은 가계는 주택을 두 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 다주택자 주담대 잔액을 주택보유 수로 구분해보면 △2주택자 138조2,000억원 △3주택자 39조9,000억원 △4주택자 12조4,000억원 △5주택자 이상 9조4,000억원이었다. 주담대 건수가 1건인 1주택자의 대출 규모는 430조9,000억원이었다. 쉽게 말해 금융기관 전체 주담대 규모(630조8,000억원)의 31.7%가 다주택자 대출인 셈이다.

다주택자 대출은 1주택자에 비해 ‘레버리지’가 높다는 게 금융업계의 일반적 시각이다. 쉽게 말해 원금 상환으로 평생 살 집을 구매하는 1주택자와 달리 다주택자는 대출 등 타인의 자본을 ‘지렛대’로 삼아 임대 등으로 수익을 올린다. 다주택자가 금리에 민감한 것도 이 때문이다. 또 원금과 이자를 같이 갚아나가는 1주택자와 달리 다주택자 대출은 원금을 두고 이자만 내는 거치식·만기 일시상환이 대부분이다.



지난 2012년 금융당국이 주택을 3채 이상 가진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을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위험가중치를 35%에서 50%로 높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다주택자 대출의 위험성이 큰 만큼 은행이 대출 규모를 늘릴수록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이 떨어져 다주택자의 대출을 억누른 것이다.

문제는 다주택자 대출이 전체 주담대의 3분의1까지 올라간 상황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의 가속페달을 밟으면서 국내 시중금리도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금리 상승세가 집값 하락과 맞물릴 경우 다주택자들이 대거 주택을 쏟아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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