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기준금리를 1년 만에 인상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거시경제 양대 사령탑인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마주 앉았다. 양자 회동은 유 경제부총리의 취임 직후인 지난 1월15일 이후 11개월 만이다.
유 부총리는 “우리 경제 상황 엄중하다 보니 기재부와 한은이 협력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 대내외 리스크 관리하기 위해선 소통, 팀플레이 이런 게 정말 중요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동주공제(同舟共濟)라는 사자성어를 언급하며 “기재부와 한은은 수레 두 바퀴라고 생각한다. 같이 힘을 합쳐 어려움을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주공제는 같은 배를 타고 강 천을 건넌다는 뜻으로 환란을 같이했다는 것을 뜻한다.
유 부총리는 또 “발 빠르게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시장 안정 조치를)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이 총재에게 인사말을 전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많은 협력을 같이 하도록 해야하고, 국민들도 그럴 것을 바라신다고 생각한다”며 “형식 가리지 않고 이런 기회를 좀 더 가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도 감사 인사로 말을 받았다. 그는 “두 기관 간부끼리 같이 자리 갖게 돼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실물 부문뿐만 아니라 금융 부문에서도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정부와 한은이 보다 긴밀히 지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경기와 관련해서는 “우리 경제 당면한 과제 중 어느 것도 하나 엄중하지 않은 게 없다”며 “우선적으로 역점을 둬야 할 것은 금융시장, 외환시장 안정이 아닌가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또 3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최근 정부와 중앙은행의 정책 역량을 높이 평가한 것을 언급하며 “정부와 한은이 금융안정 지켜낼 수 있는 정책 역량을 충분히 피력했다. 필요 시 적극적으로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마지막으로 “앞으로도 우리 경제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정부와 긴밀히 협조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을 끝맺었다.
이번 양자 회동은 일단 시기적으로는 최적의 타이밍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등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시장에 정부와 한은의 공조체제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한편 이날 회동에는 기재부에서는 이찬우 정책차관보와 송인창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 이호승 경제정책국장, 황건일 국제금융정책국장 등 정책·국제금융 라인이 배석했다. 한은에서는 김민호 국제담당 부총재보, 윤면식 통화담당 부총재보, 장민 조사국장, 서봉국 국제국장 등 조사국과 국제국 라인이 참석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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