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차는 주행 성능이 약할 것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한국GM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인 ‘쉐보레 볼트(VOLT·사진)’는 달랐다. 서울에서 김포 풍무동까지 자동차 전용도로·일반도로 등 60㎞를 왕복해 보니 볼트 PHEV는 연비와 주행성능을 동시에 잡았다는 느낌이다. 지난 6월 부산모터쇼에서 국내 첫 공개된 볼트 PHEV는 현재 법인 판매만 진행 중으로 카셰어링 업체에 우선 공급한데 이어 내년부터 고객들에게 본격 판매할 계획이다. 볼트 PHEV는 아직 국내 출시되지 않은 순수 전기차인 볼트(BOLT) EV와는 다른 차다.
볼트 PHEV는 배터리와 엔진을 동시에 사용해 최장 676㎞를 달릴 수 있고 순수 전기차 모드로 89㎞까지 갈 수 있다. 시승차는 배터리가 완충돼 있지 않아 주행 가능 거리는 389㎞였다. 주행 중 브레이크를 밟거나 관성 주행을 하면 배터리가 충전됐고 일정 속도 이하에서는 엔진이 꺼지고 전기차 모드로 주행했다. 왕복 60㎞를 연비에 신경 쓰지 않고 주행했지만 연료 사용량은 전체의 10% 정도였다. 실주행 연비는 ℓ당 14.3㎞가 나왔다. 실내 모니터로 주행 중 엔진을 쓰는지 배터리를 이용하는지 에너지 흐름도를 확인할 수 있어 연비 주행이 가능했다. 주행 에너지 점수도 확인할 수 있다. 운전 기술, 지형, 실내 온도, 외부 온도에 따른 에너지 소모량과 이에 따른 친환경 운전 점수를 표시해준다.
연비 외에 인상적인 부분은 주행 성능이다. 총 3가지(노멀, 스포츠, 마운틴) 운전 모드 중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면 완전히 다른 차로 바뀐다. 엔진과 전기모터를 동시에 사용해 순간적으로 뿜어내는 힘은 마치 소형 스포츠카를 타는 기분이었다. 딱딱하게 세팅된 차체나 묵직한 운전대는 안정감을 더했다.
미국 브랜드 특유의 투박한듯 무심한, 볼수록 정이 가는 실내 인테리어와 보스 스피커 시스템, 후방 및 측방 감지 센서, 크루즈 컨트롤, 패들 시프트도 강점이다. 코요테를 닮은 외관과 쿠페형 차처럼 트렁크와 뒷창문이 함께 열려 넓은 적재공간도 확보했다.
/김포=강도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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