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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뱅크론과 하이일드 채권의 조합

거숀 디슨펠드 AB자산운용 하이일드 채권 담당 이사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금리가 제로에 가깝게 떨어지자 투자자들은 위험 부담에 대해 더 많은 보상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대다수 뱅크론(은행대출채권) 발행 기업들은 투자자들이 정책 금리 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최소한의 금리 수준을 기본금리로 (Floor)적용한 채권을 발행하고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변동 금리가 플로어보다 높아야만 금리 상승에 따른 혜택을 보게 된다. 그러나 문제는 표면이율(쿠폰) 산정의 기준이 되는 리보 금리가 연준의 행보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만일 정책 금리 대비 리보 금리 스프레드가 줄어들 경우 연준이 금리를 올린다 하더라도 리보 금리가 일정 기간 크게 오르지 않으며 표면이율이 기대에 못 미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뱅크론은 짧은 듀레이션(원금회수기간)이 장점으로 꼽힌다. 뱅크론은 기업자산을 담보로 갖고 있는 선순위 대출채권이면서 듀레이션도 짧아 금리 변동성이 커질 때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장점이 있다. 뱅크론과 함께 하이일드 채권도 금리상승기에 부정적이지 않다. 실제로 과거 금리 상승기에 하이일드 채권은 높은 성과를 기록했으며 무엇보다 금리 상승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신용 스프레드 축소로 인해 충분히 상쇄됐다. 더불어 금리 상승기엔 발행 기업의 신용 조건도 개선된다.



리보 금리의 상승 전망은 투자자들이 뱅크론에 투자하는 주된 이유가 되곤 하는데 이런 환경에선 기업의 펀더멘탈 개선에 힙입어 뱅크론의 신용 스프레드가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실질적으로 뱅크론의 고금리를 설명하는데 있어서 신용 스프레드는 리보 금리 보다 더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펀더멘탈 개선에 발맞춰 기업들은 기존에 발행된 고금리 뱅크론을 보다 낮은 금리로 차환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기업들의 금리 변화 대응에 높은 쿠폰을 기대했던 뱅크론 투자자들은 실망할 수 도 있다. 실제로 지난 세 달간 고금리 뱅크론의 차환발행이 크게 증가한 것이 확인되고 있다. 이는 앞으로 뱅크론 발행 기업이 원하는 시점에 언제라도 액면 가격에 뱅크론을 상환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전통적인 하이일드 채권이 모든 투자자에게 완벽한 투자 전략은 아니지만 뱅크론 대비 낮은 위험과 양호한 성과를 보였던 숏 듀레이션 하이일드 채권은 저금리 에서 급변하는 투자환경에서 대안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한 쪽으로 치우치거나 급격하게 조절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투자하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다면 잘 분산된 채권 포트폴리오 내에 뱅크론에 일부 투자하는 것도 합리적인 투자선택이다. 다만 금리 방향에 일희일비하며 투자 전략을 급속하게 전환하는 것보다는 고수익 채권 시장 내의 큰 그림 속에서 시간을 갖고 투자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 금리 인상기 투자 성공의 열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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