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조선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오는 30일 연말 성과급을 지급하기 위해 노조와 지급 수준에 대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성과급 지급 기준 변경은 2년마다 진행되는 단체협상에서 논의된다.
현대중공업은 매년 매출·영업이익·재해율·생산성 등 네 가지 요소를 고려해 통상임금(약정임금)의 몇 퍼센트를 지급할지 결정한다. 노조는 사측에 성과급 지급 조건을 완화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매출이 지난해보다 20% 올라야 지급률이 100%라고 한다면 올해는 10%만 올라도 100%를 지급해달라는 식이다.
회사와 노조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연말 성과급 지급률과 관련한 공지도 예년보다 늦춰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노조의 요구를 두고 조선 업계에서는 부러움과 비난의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특히 현대중공업 노조가 회사가 처한 대내외 상황을 너무 안이하게 인식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3·4분기에 매출 8조8,391억원과 영업이익 3,218억원을 거둬들였다. 지난 1·4분기 흑자 전환한 후 3분기 연속 흑자를 이뤄냈지만 현대중공업 내부적으로는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왔다.
주력인 조선 부문에서 수주가 늘고 이에 따른 이익이 발생해 전체 이익이 늘었다기보다 인건비 절감과 설비 감축 등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 덕에 이익이 유지된 ‘불황형 흑자’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결 실적으로 잡히는 정유 부문(현대오일뱅크)이 1,23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이 전체 실적을 떠받치는 데 크게 작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천명의 조선업 종사자들이 업황 부진으로 구조조정 되는 현실을 현대중공업 노조가 일부러 외면하는 것 아닌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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