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단기 유동성 문제의 핵심인 ‘소난골 프로젝트’가 국제유가 상승에 힘입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 지난 11월 2차 인도시한마저 넘기면서 인도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지만 최근 재개된 대우조선해양과 앙골라 국영 석유회사 소난골 간 협상에서 대금을 3회로 나눠 지급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대우조선은 내년 3월께 인도협상을 마무리 짓고 소난골 프로젝트의 불확실성을 모두 해소할 방침이다.
25일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당장 인도자금을 지급할 수 없는 소난골 측의 입장을 일부 수용하고 대우조선 역시 유동성 위기에 대한 우려를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잔금 납부를 분산하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소난골 측으로부터 확약을 받게 되면 이를 공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차 대금은 내년 하반기 중 대우조선에 입금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소난골 프로젝트는 대우조선이 2013년 앙골라 국영 석유회사 소난골과 체결한 14억달러 규모 드릴십 2척의 건조 계약이다. 당초 인도시점은 6월과 7월이었지만 소난골이 자금난에 처하면서 완공된 드릴십 2척은 여전히 남해 대우조선 옥포조선소에 떠 있는 상태다. 대우조선이 소난골에서 받아야 하는 잔금만도 약 1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소난골 불확실성이 해소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은 남아 있다. 소난골 측이 드릴십 2척을 인수하려면 유전공구에 대한 운영계획(Charter·차터)이 필요하다. 차터는 액손모빌·셰브런 등 글로벌 석유회사와의 일종의 공급계약으로 금융회사들은 차터를 기반으로 소난골의 매출을 가늠할 수 있고 해당 공구를 담보로 돈을 대줄 수 있다. 대우조선 입장에서도 소난골이 먼저 돈을 마련해야 인도대금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차터 확보는 선제적으로 해결돼야 할 과제다. 다만 최근 국제유가가 반등 기미를 보이면서 이 부분도 조만간 해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협상팀에 따르면 실제로 소난골은 일부 메이저 석유회사들과 공급계약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난골에 돈을 대줄 금융회사에 제공하는 보증 문제도 풀어야 할 과제다. 당초 무역보험공사가 63%, 노르웨이 수출보증공사(GIEK)가 37%의 보증을 제공하기로 했지만 GIEK는 발을 뺀 상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추가적인 보증기관을 끌어들이는 방안도 여전히 열어두고 있다”며 “만약 무역보험공사가 단독보증에 나서더라도 소난골로부터 최대한의 담보를 확보하겠다는 게 협상단의 방침으로 보증 문제를 포함한 모든 방안을 내년 3월까지는 매듭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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