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신규면세점 3차전에서 3장의 티켓을 각각 거머쥔 롯데·신세계·현대 등 ‘유통3사’가 각기 다른 전략으로 개점작업에 돌입했다. 지난 6월 폐점한 뒤 점포를 비워뒀던 롯데면세점은 하루라도 빨리 재개장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신세계와 현대는 주어진 1년을 충분히 활용해 제대로 된 면세점을 열겠다는 구상이다. 신세계가 ‘국산 면세점’을, 현대면세점은 ‘럭셔리 면세점’을 표방하는 등 명품 전략도 엇갈린다.
25일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목표는 연내지만 늦어도 1월 초에는 월드타워점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매장의 인테리어와 집기를 그대로 둔 데다 파견 직원 및 휴직 중인 직원들도 즉각 불러모을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조기 재개장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롯데면세점이 내세운 월드타워점의 키워드는 대형화와 글로벌화다. 재개장과 동시에 에르메스·샤넬·루이비통 등 3대 명품을 포함해 700여 브랜드가 바로 입점한다. 롯데월드몰 내 확 트인 공간으로 주목받았던 월드타워점은 개장을 앞둔 롯데월드타워까지 매장을 확장해 국내 최대 크기로 거듭난다. 단 5,923㎡(1,791평) 확장 공간은 타워 공식 오픈 시기인 3~4월께 선보인다. 여기에 대형 음악분수쇼·초고층 타워·아쿠아리움 등 관광 인프라를 활용해 월드타워점을 세계 1위 면세점으로 키우겠다는 각오다.
신세계디에프는 개점 준비 기간인 1년을 충분히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5월 명동점 오픈 당시 신규 면세점 중 유일하게 부분 개점 없이 바로 그랜드 오픈했지만 준비 기간이 부족해 초반에 단체 관광객 확보 등에서 고전하기도 했다. 강남점은 이 같은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전국 교통망의 중심지인 센트럴시티의 입지적 특성을 십분 이용해 개별 관광객을 위한 쇼핑과 문화·교통의 중심지로 자리잡겠다는 심산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전국 각지를 잇는 관광교통센터 등을 제대로 준비해 전국 각지로 향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정보 및 쇼핑, 휴식을 위해 꼭 들르는 개별 관광객의 메카가 되겠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명품 브랜드 확보엔 크게 욕심내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인접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대다수 명품들이 입점한 만큼 이들 매장과 시너지를 노리는 대신 면세점은 국내 브랜드 위주로 꾸릴 방침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숙원 사업인 면세점을 대형 럭셔리 면세점으로 육성하기로 공언했다. 오픈 시기는 내년 11월께로 예상한다. 백화점 무역센터점 8~10층에 면세점 매장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백화점 가을 브랜드 개편 뒤 인테리어 공사를 거쳐 문을 연다. 현대는 명품 브랜드 확보에 사활을 건 상태다. 이미 루이비통 등 총 47개 명품 브랜드와 입점을 확약했고, 188개 국내외 명품·잡화 브랜드와 입점의향서를 체결했다. 해외에 ‘명품 백화점’이라는 타이틀을 앞세워 다양한 브랜드 매장을 유치하는 한편 지자체 등과 각종 관광상품을 마련해 단체 관광객 유치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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