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고환율로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던 상품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하면서 전체 소비자 물가도 오름폭이 확대될 것이란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30일 전기영 한은 조사국 물가동향팀 과장은 ‘서비스·상품 물가 최근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상품 물가의 오름세가 확대되면서 서비스·상품 물가 상승률 간의 괴리가 축소되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는 앞으로 소비자물가의 오름세도 확대될 것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상품물가와 서비스 물가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이례적인 모습은 2013년부터 나타났다. 2013년 한해 상품 물가는 전년 대비 10%, 서비스 물가는 1.5% 올랐다. 유가 폭락이 시작된 2015년 들어선 상품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이는 올해 까지 이어졌다. 반면 서비스물가 상승률은 1.5% 소폭 하락한 뒤 오름세가 이어져 올해 들어선 2.1%까지 올랐다.
한은은 이 같은 상품·서비스 물가 간 괴리가 국제유가 하락과 원·달러 환율 상승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무역 개방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저유가와 고환율로 인해 상품 물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서비스 물가는 국내 경기에 더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2%대의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 전 과장은 “이 같은 괴리 현상의 미국, 영국, 독일 등 많은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상품물가와 서비스물가 간 괴리가 이례적인 현상인 만큼 국제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격차를 줄이면서 소비자물가 상승세도 가팔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은은 또 소비자물가 예측과 관련해 국내 경기와 연관이 높은 개인서비스요금의 예측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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