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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야의 종소리와 함께 2017년 시작…“공정한 사회 됐으면”

보신각 타종행사에 10만여명 모여 새해 소망 빌어

2017년 새해 첫날인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열린 ‘2016 제야의 종 타종행사’에서 김영종 종로구청장(왼쪽) 등이 힘차게 종을 울리고 있다. /연합뉴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서울 보신각 제야의 종소리가 33번 울리면서 2016년이 가고 2017년이 왔음을 알렸다. 새해를 알리는 이번 타종행사에는 경찰 추산 10만여명이 모였다.

타종 행사에는 광화문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를 위한 10차 집회를 끝내고 참석한 시민들이 많았다. 이에 일부 시민들은 타종 행사에서 “박근혜 퇴진”을 외치기도 했고, 또 “탄핵 무효”를 외친 시민들도 있었다.

2016년은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 등으로 나라가 어선수한 탓에 새해에는 평온한 나라를 기원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주부 조선희(45)씨는 “올 한해 큰 탈 없이 지냈는데 사회가 이렇게 곪았는지는 줄 몰랐다”며 “사회가 공정하지 못했는데 새해에는 상식이 진리가 되고 공정·공평하고 공직자비리도 없고 과거사도 청산하는 2017년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고등학생인 이지윤(17)양은 “내가 살아갈 미래를 위해 올 한해 촛불 집회에 참여했다”며 “새해에는 정치권이 우리들의 미래를 위해 잘못을 빨리 바로 잡아 일상을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기도 화성에서 농사를 짓는다는 윤통일(52)씨는 “2016년 마지막 날 10차 촛불집회에 참석했는데 처음으로 촛불집회에 간 것이다”면서 “광화문 이순신동상과 세종대왕상 앞에서 집회를 하면서 부끄러움을 많이 느꼈는데, 새해에는 원칙과 상식이 사람에게 배워지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국에서 5년째 생활하고 있다는 미국인 커티스 켈리(28)씨는 “이번 촛불집회를 보면서 한국 사람들이 나라를 걱정하는 모습에 무척 놀랐다”면서 “2017년에도 내가 한국에 계속 있을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의 촛불로 인해 한국이 변화하는 해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중학생인 이수아(14)양은 “올해는 생각했던 만큼 공부를 잘 못했는데 새해에는 공부를 더 열심히 잘해서 부모님에게 칭찬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고, 동생인 서아(12)양은 “내년에는 언니가 공부 많이 한 만큼 나는 더 잘 놀았으면 좋겠다”고 새해의 바람을 전했다.

청년취업난 등 현재 우리 사회 상황에 대한 불안함 해소를 바라는 목소리도 많았다.

취업을 준비 중인 정영철(27) 씨는 “젊은 세대를 위한 국가가 되고, 헬조선이라는 말이 안 나올 수 있도록 국가가 발전했으면 좋겠다”며 “내년에는 젊은 세대가 자리 잡고 국가발전에 기여하는 해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보신각 주변에 총 67개 부대 5,300여명을 투입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했다.

타종 행사에는 시민 대표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와 ‘서교동 화재 의인’ 고(故) 안치범씨의 아버지 안광명씨,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전명선 운영위원장 등도 올랐다.

지하철은 1일 오전 2시까지(종착역 기준) 운행하며, 보신각 주변을 지나는 시내버스 42개 노선도 인근 정류소에서 차고지 방향으로 오전 2시 전후 출발한다.

/김정욱·박우인·이종호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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