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경제수장들은 경기회복의 어려움을 의식하는 듯 ‘안정’과 ‘위기관리’를 강조하는 올해 경제운용 목표를 밝혔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일 신년사에서 어려운 일이라도 꾸준히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는 ‘마부작침(磨斧作針)’을 내세웠다. 그는 “2017년에도 ‘대한민국 경제호’가 순항하기에는 대내외 여건이 녹록지 않다”며 “소비와 투자심리를 회복해 경기에 활력이 살아나도록 하고 대외 불확실성과 대내 리스크에 대비한 안전판을 튼튼히 하겠다”고 했다.
유 경제부총리는 이날 새해 첫 현장방문으로 수출 최전선인 인천 신항을 찾아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함께 커지는 보호무역주의 대처방안도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미국이 한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미국에서 셰일가스 수입을 좀 늘린다든가 해서 대미 경상수지 흑자 폭을 줄이는 노력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주요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이 뚜렷해지면서 세계 경제 회복을 지연시키고 국내 여건의 불확실성이 경제주체의 소비 및 투자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수요 측면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상당 기간은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면서도 “올해는 시장금리 상승압력이 있는 만큼 통화정책을 운영하면서 금융안정에 각별히 유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가계부채는 상환능력 내에서 빌리고 처음부터 나눠 갚는 선진형 여신 관행을 전 영역에 안착시키고 기업구조조정은 회생 법원 출범을 계기로 법원과 협력을 강화하고 민간 구조조정전문회사를 활성화하는 등 새로운 틀을 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올해는 ‘통상의 해’”라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상호 호혜성을 미국 신정부에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중국의 비관세장벽 문제도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주택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시장의 과열·위축에 따른 상황별 대응 수단을 마련하는 등 시장 안정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으며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청년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조만간 30대 그룹 최고경영자(CEO)를 직접 뵙고 상반기 채용계획을 조기에 확정해달라고 부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이태규 임세원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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