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신문은 현대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대한민국 국가 리더십의 시대별 유형을 정리하고 미래에 요구되는 지도자상을 추출해냈다.
우리나라의 리더십 형태는 시기별로 크게 네 단계로 나뉜다. 지난 1963~1998년, 즉 박정희 전 대통령부터 최규하·전두환·노태우·김영삼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은 ‘프런티어 리더십’의 시대로 규정할 수 있다. 카리스마 강한 지도자가 국가를 이끈 이 시기에는 정부 주도의 경제개발계획이 추진됐고 압축성장을 통해 ‘한강의 기적’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민소득 1인당 1만달러 달성(1995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입(1996년), 서울올림픽 개최(1998년) 등 성적표 또한 화려했다. 그러나 ‘나를 따르라’ 식의 독재형 리더십은 한계를 드러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는 우리나라의 사회구조를 송두리째 뒤바꿨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집권시기(1998~2008년)는 ‘오픈 리더십’의 시대로 뼈를 깎는 개혁과 개방의 연속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제2의 건국’을 선언하며 구조조정과 대외개방에 나섰으며 바통을 이어받은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정치민주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통해 개방·실용주의 기조를 이어갔다.
미국발 글로벌 경제위기로 대외환경이 급변한 시기에 취임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은 리스크 관리에 집중한 ‘매니지먼트 리더십’으로 요약된다. IMF 위기극복을 교훈 삼아 경제위기의 파고를 무사히 넘었지만 ‘녹색성장’ ‘창조경제’를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운 질적 성장에는 사실상 실패했다. 현상유지에 급급하다 보니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경제구조를 만들지 못했다.
새로운 국가 리더십은 국민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창의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경제·산업·정치 등 전 분야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신뢰와 책임감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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