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구계획이 생존전략이 됐습니다.”(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살아남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없습니다.”(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현대정신’으로 위기를 넘어섭시다.”(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
3일 국내 조선 빅3 최고경영진이 내놓은 신년사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대내외 경영 여건을 헤쳐가겠다는 비장함으로 가득했다.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은 올해 경영 슬로건으로 강인한 추진력과 적극 의지 등을 의미하는 ‘현대정신’을 꺼내 들었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해봤어?’ 정신을 이어받아 지금의 지독한 조선업 불황의 위기를 극복해보자는 취지다. 강 사장은 “지금의 위기를 넘어서겠다는 굳건한 마음을 슬로건에 담았다”고 강조했다. 강 사장이 굳이 철 지난 ‘현대정신’을 끄집어낸 것은 현대중공업이 처한 현실이 결코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매출 목표치(별도 기준)를 10년 전 매출 규모인 14조9,561억원으로 잡았다. 예년 같았으면 ‘올해는 얼마를 수주하겠다’는 수주 목표치를 외부에 공개했지만 이번에는 내부적으로만 산정했을 뿐 발표를 아예 생략했다.
국민 혈세가 투입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이 느끼는 위기의식은 남다르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우리를 바라보는 외부 시각이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주어진 시간도 많지 않다”면서 직원들에게 위기의식을 강조했다. 올해도 선박 수주 부진과 해양 플랜트 발주가 완연히 회복될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생존’을 위한 경영전략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살아남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면서 최악의 업황하에서 일단은 시황 개선 때까지 회사가 존속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기본이 바로 선 회사는 위기에 흔들려도 곧 일어설 수 있다”면서 “힘을 모아 위기 극복의 발판을 다지는 한 해를 만들어보자”고 격려했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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