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전문의 명승권 교수팀과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김홍배 교수팀은 지난 2009년부터 2016년까지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수면시간과 인지기능 저하의 관련성을 조사한 10편의 연구 결과를 메타분석했다.
분석 결과 하루 수면 시간이 8~9시간 이상인 사람은 7~8시간인 사람보다 인지장애, 치매 위험이 각각 28%, 42% 더 높게 나타났다.
연구의 질적 수준을 성(性)·지역·수면시간·나이 등 세부 그룹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에서도 긴 수면시간이 치매·인지장애 등 인지기능 감소의 위험성을 유의미하게 높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명승권 교수는 “그동안 잠을 너무 적게 자거나, 너무 많이 자면 치매와 같은 인지기능 감소의 위험성이 높다는 연구들이 발표됐는데, 이번 연구는 개별 관찰연구를 종합한 첫 연구로서 긴 수면시간이 인지장애와 치매의 위험성을 높이는 것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긴 수면시간과 인지장애의 관련성에 대한 이유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잠을 오래 자면 염증 관련 생체지표가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었다”면서 “뇌의 염증반응을 촉진해 알츠하이머 병과 같은 치매가 발병할 수 있다는 가설 등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명 교수는 “잠을 오래 자는 것은 인지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수면무호흡증과 같은 질병 때문이거나 단순한 인지장애 초기 증상일 가능성도 있다”고 장기간 수면시간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특히 명 교수는 “향후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치매예방을 위해 적정수면시간의 범위 중 상한 값을 1시간 정도 낮추는 것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이세영인턴기자 sylee23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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