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D램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반도체만으로 반기 이익 10조원 시대가 열릴지 주목되고 있다.
5일 반도체 업계와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가격 판단 기준이 되는 ‘PC용 D램 DDR3 4GB 모듈(현물)’의 최근 계약가격이 25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 11월 평균계약가격(18달러)과 비교해 두 달 사이에 약 39% 급등한 것이다.
D램익스체인지는 올 1·4분기 PC D램 평균계약가격이 30% 이상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조사기관은 “비수기로서는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버용 D램은 같은 기간에 PC용 D램보다는 낮지만 25~30%의 가격 상승폭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졌다. 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모바일 D램의 경우 10~15%의 가격 상승이 기대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 같은 가격 전망에 대해 “D램 모듈의 대세는 DDR3에서 DDR4로 전환했고 용량도 4GB에서 8GB로 커지고 있지만 가격은 여러 제품이 동조화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최고 30%가량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50%와 25%로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D램 가격 급등으로 양사의 실적이 크게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6일 발표하는 지난해 4·4분기 잠정실적(가이던스)에서 반도체 부문에서만 4조5,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15년 4·4분기(2조8,000억원)와 비교해서는 60%가량, 지난해 3·4분기(3조3700억원)보다 30% 이상 증가하는 수치다.
올 1·4분기에도 5조원가량의 반도체 호실적이 예상되는 만큼 반기로 계산했을 때 반도체 부문에서만 10조원의 이익이 나오는 시대가 다가올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48단 3D 낸드플래시와 18나노미터 D램 등 독보적인 기술을 갖춘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만큼 고객사들이 공급해달라고 줄을 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해 4·4분기에 1조2,000억~1조3,8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측돼 3·4분기(7,200억원) 대비 50% 가까이 늘어난 관측하고 있다. 김민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D램에서 안정적인 이익 증가세와 낸드 투자를 통한 시장 점유율 확대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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