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사모투자 상품을 사실상 공모 형태로 팔아 논란을 빚은 베트남 ‘랜드마크72’ 자산유동화증권(ABS) 재판매에 제동을 걸었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대우가 6개월 전 첫 시판 때처럼 해당 상품을 15개 특수목적법인(SPC)으로 쪼갠 뒤 각각의 SPC마다 투자자 49명 이하에게 파는 ‘꼼수 판매’는 불가능하게 됐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9일 “사모 상품인데도 15개 페이퍼컴퍼니를 활용해 다수의 일반투자자에게 쪼개 파는 기존 형태로는 만기 연장을 허용할 수 없다”며 “미래에셋 측에 같은 방식으로는 판매할 수 없다는 방침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기 6개월짜리 이 상품은 오는 21일 첫 만기를 앞두고 있다. 금감원은 이 ABS를 사모 금융투자상품 발행 인원 수 제한 규정에 맞게 투자자 49명 이하에게만 판매하면 만기 연장을 허용해주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에셋은 지난해 6월 베트남 랜드마크72 빌딩을 기초로 한 ABS 상품 2,500억원어치를 15개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573명의 투자자에게 팔았다.
현행법상 특정 증권에 50인 이상의 투자자를 모집하면 공모 상품으로 분류돼 증권신고서 제출 등 공시 규제가 뒤따른다. 미래에셋의 랜드마크72 빌딩을 기초로 한 ABS는 사모 상품인데도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를 상대로 공모 상품처럼 팔아 자본시장법 규제를 교묘히 회피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은 지난해 8월 미래에셋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한 현장검사에 착수한 데 이어 다음달 중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송종호·지민구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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