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공동창업자 故 스티브 잡스는 10년 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맥월드 엑스포 컨퍼런스에서 아이폰을 처음 공개하며 “오늘은 애플이 전화기를 재발명(reinvent)하는 날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10년 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아이폰은 10년 간 모바일 컴퓨팅의 기준을 세웠고 우리는 이제 겨우 시작”이라고 아이폰 10주년 메시지를 전했다. 쿡 CEO는 애플 뉴스룸에 ‘아이폰 10주년 : 혁명은 계속된다’는 제목의 뉴스레터를 통해 “아이폰은 우리 고객들 삶에 기본적인 부분”이라며 “그 어느 때보다 우리의 소통 방식, 엔터테인먼트, 업무와 삶을 개선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폰은 10년 전 첫 출시 후 잡스의 선언대로 기존 업계의 강자였던 노키아를 비롯해 모토로라, 삼성전자, 소니에릭슨 등이 지배했던 기존 휴대폰 시장의 판을 뒤집고 현재와 같은 스마트폰의 시장을 열어젖혔다. 이후 애플은 ‘혁신=아이폰’이라는 공식을 만들고 전파해왔다.
애플은 아이폰 출시 다음해인 2008년 7월 개발자가 앱을 만들어 제공하고, 소비자가 이를 자유롭게 다운로드해 자기 취향에 맞게 스마트폰을 꾸밀 수 있도록 한 앱스토어를 내놓으면서 스마트폰 혁명을 계속 이끌어 갔다. 하지만 아이폰 출시 이후 이용자들은 터치스크린으로 자유롭게 인터넷을 비롯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할 수 있게 됐고 스마트폰업계는 조금 더 부드러운 터치감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게 하는 게 과제가 됐다. 애플이 2009년 11월 28일 KT 독점으로 한국 시장에서 처음 아이폰3G와 아이폰3GS를 시판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스마트폰 시대가 급격히 열렸다. 국내에서도 아이폰 출시 당일 이통사 판매점 앞에 고객들이 긴 줄을 서고 개통을 기다리는 풍경이 재연됐다. 그동안 우위에 있던 이통사들의 위치도 변화해 이통사 간 아이폰 수급 경쟁이 벌어지고 가격 협상에서도 애플이 주도권을 쥐게 됐다. 이후 애플은 아이폰3G, 아이폰3GS, 아이폰4를 차례로 선보이면서 승승장구했다. 일반적인 기기와 달리 “기술과 인문학, 교양(Liberal arts)을 접목했다”고 스티브 잡스는 자부했다.
애플의 독주는 스티브 잡스가 2011년 세상을 뜨면서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2011년 8월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팀 쿡은 인공지능(AI) 비서 ‘시리(Siri)’를 탑재한 아이폰4s를 출시해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내세운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해 화웨이, 오포·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업계의 공세에 밀리며 ‘이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계속 후발주자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애플은 올 가을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맞아 선보일 아이폰7 후속작에 혁신적인 부품과 기능을 넣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폰 8’으로 통칭되고 있는 이 제품은 스마트폰 사상 최대 판매고를 달성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일각에서는 애플의 미래에 관해 회의적인 시각도 제기된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이 급격히 둔화하는 가운데 획기적인 후속 모델이나 아이폰의 성장 둔화를 보충할 다른 제품군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애플이 과거와 같은 영광을 지속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팀쿡 CEO는
한편, 시장조사기관 카운트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은 12%로 2위를 기록했으며 1위인 삼성전자(20%)와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 외에 화웨이(8.8%), 오포(6.8%), 비보(5.7%) 등이 애플을 맹추격 중이다. /정혜진기자 made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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