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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4.0시대-특별인터뷰] 남재희 "차기 대통령 덕목은 경륜·담력...루스벨트·아이젠하워에 배워라"

■특별인터뷰-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

과감한 정책 추진-진보·보수 아우를수 있는 리더십이면

국정농단·경제불만 등 구조적 문제 극복하고 개혁 가능

개헌 땐 결선투표 도입·비례대표 3분의 1이상 확대 필요

트럼프, 힐러리보다 실용적...동북아 긴장완화 기회될 것

남재희 전 노동부장관




대담: 안의식 정치부장 miracle@sedaily.com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의 발언은 거침이 없었다. 언론인·정치인·관료로서 산전수전 다 겪은 노장다웠다. 인터뷰 내내 대통령을 포함한 유력 대권 주자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직설적인 표현들을 쏟아냈다.

남 전 장관은 다음 대통령이 갖춰야 할 리더십으로 ‘경륜’과 ‘담력’을 우선순위로 꼽았다.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로는 ‘다 같이 사는 경제’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포용적 성장, 동반 성장과 유사한 개념이다.

그러나 현재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대통령중임제·내각책임제·이원집정부제 등의 개헌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다만 개헌을 통해 결선투표제를 반드시 도입하고 비례대표 국회의원의 수를 3분의1 이상으로 늘려 승자독식의 폐해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야만 대의 민주주의의 정신을 살릴 수 있다고 했다.



남 전 장관은 9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신년 특별대담에서 “차기 대통령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경륜과 담력”이라며 “프랭클린 루스벨트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한테서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뉴딜정책’으로 미국 대공황을 극복했고 2차 세계대전의 영웅인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탁월한 균형감각으로 진보와 보수로부터 모두 존경받았다. 그들처럼 누구나 인정하는 경륜과 대담한 담력을 갖춘 지도자라야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촉발된 리더십의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 대개혁이라는 국민들의 욕구를 풀어줄 수 있다는 얘기다.

남 전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 문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후광 때문에 국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허상을 너무 몰랐다”며 “각료의 대면보고가 없었던 것은 물론 비서실장조차 자주 보지 못했다는 게 말이 되는가. 결국 허상한테 투표했고 허상 밑에서 (지난 4년간) 살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촛불집회를 통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민심이반과 경제에 대한 불만 등 구조적인 문제가 한꺼번에 표출됐다고 지적했다. 남 전 장관은 “(모든 것이) 중첩돼 나타났다. 중산층의 저항은 물론 불우한 저소득층의 절박한 마음이 깔려 있다”며 “아르바이트를 해도 힘들고 빈부격차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청년 취업난에 대해 “(새 정부는) 복지·노동정책으로 청년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며 “포용적·동반 성장이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 전 장관은 개헌과 이를 둘러싼 논의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그는 “현재 헌법이 완벽하지는 않다”며 “그러나 정치권력 리더십의 위기를 헌법의 위기로 몰아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거 대통령들은 현재 헌법 아래서도 잘해냈다. 헌법의 결함으로 밀어붙이면 헌법이 억울하다고 울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만일 헌법을 개정하면 ‘결선투표제’를 꼭 넣고 비례대표 국회의원의 수를 3분의1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며 “현 선거제도는 51%가 다 먹는 승자독식 구조인데 민주주의의 대표성을 살리려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비례대표제는 헌법이 아닌 선거법에 규정돼 있다. 지난 19대 국회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역구 200명, 비례대표 100명으로 하는 선거법 개정안을 냈지만 국회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이어 “독일이 지역구와 비례대표가 50대50인데 한번에 이렇게 갈 수는 없을 것”이라며 “우리 정치 상황에서는 대통령중임제나 내각책임제·이원집정부제보다는 비례대표를 활용하는 것이 소수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길이다. 그것이 대의 민주주의고 민주주의의 진일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정치의 현실에 대해서도 날카롭게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정치 낭인이 너무나 많다”며 “은퇴한 정치인들이 설치는데 정치는 현역에게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정계를 은퇴하거나 국회의장으로 퇴임한 후 정계 원로라는 이름으로 여러 당을 옮겨 다니며 여의도에 남아 있는 일부 인사들에게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남 전 장관은 오는 20일(현지시간) 출범 예정인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 대해 “너무 걱정하지 않는다. 지금은 모난 돌인데 점점 부딪히면서 동글동글해질 것으로 본다”며 “비즈니스 프래그머티즘(실용주의)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힐러리 클린턴이 당선됐을 때보다 동북아 긴장완화에는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리=김정곤기자 mckids@sedaily.com 사진=권욱기자

◇He is △1934년 충북 충주 △1952년 청주고 △1952년 서울대 의예과 △1958년 서울대 법학과 △1958년 한국일보 입사 △1972년 조선일보 논설위원 △1972년 서울신문 편집국장 △1977년 서울신문 주필 △1979년 10대 국회의원, 11~13대 국회의원 △1993년 노동부 장관 △1997년 호남대 객원교수 △2003년~ 통일고문회의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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