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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공휴일 지정 효과 '양날의 칼'...내수 '藥 '수출 '毒'

■ 정부 '5월 황금연휴' 검토

소비진작 상당한 효과 있지만

조업일수 줄어 수출엔 부정적

미리 공개땐 해외여행만 늘어





9일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대체공휴일 지정 등을 통해 오는 5월 첫째 주를 최장 9일의 ‘황금연휴’로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명분은 내수 활성화다. 근로자의 날(5월1일), 석가탄신일(5월3일), 어린이날(5월5일) 등 징검다리 연휴를 대체공휴일과 임시공휴일 등으로 연결해 가족 단위 나들이와 소비를 촉진하는 등 꽁꽁 얼어붙은 내수를 녹여보겠다는 취지다.

정부가 오는 5월 첫째주에 최장 9일의 ‘황금연휴’ 지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내수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인파로 가득한 모습. /연합뉴스


실제 지난 2015년 8월14일과 지난해 5월6일 등 최근 두 차례의 임시공휴일은 소비진작에 상당한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월5일부터 8일까지 나흘간 연휴를 통해 백화점 매출액은 16.0%, 4대 고궁과 종묘 등 문화시설 입장객은 70%, 고속버스 탑승객은 18.1% 급증했다.

정부는 당시 관광지와 공공청사를 무료 개방하는가 하면 가족 여행객에게 철도운임 할인과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등으로 내수 활성화를 지원했다. 백화점과 면세점·대형할인마트 등은 이 기간 대규모 세일 행사를 열어 보조를 맞췄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여수 거북선 축제(42만명), 담양 대나무 축제(38만명), 고성 공룡 엑스포(20만명) 등 각종 행사를 통해 관광객을 끌어모았다.



반면 임시공휴일은 수출에는 부정적이라는 부담이 있다. 당장 조업일수가 줄어든다. 최근 수출이 반짝 반등했지만 기조적으로는 부진한 상태기 때문에 조업일수 감소는 수출액 감소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조업일수가 하루 줄면 수출 증감률은 4.4%포인트 급감한다.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최장 9일의 황금연휴가 이뤄지면 조업일수가 지난해보다 이틀 줄어든 18일이 된다. 단순 계산으로 5월 한 달 동안 수출이 8.8%포인트 줄어든다는 얘기다.

임시공휴일 지정 사실이 사전에 미리 알려지면 내수 부양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것도 정부의 고민이다. 9일 황금연휴 기회를 이용해 해외여행을 나가는 국민들이 늘어난다면 내수 부양에는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과거에도 임시공휴일 지정은 직전에 가서야 발표가 이뤄졌다.

한편 정부 일각에서는 임시공휴일 지정이 5월보다 이른 3월 초에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대통령 탄핵 심판이 예상보다 빨라지면 새 정부 출범이 5월 초에 이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부처 협의가 필요한 일이지만 현재로서는 결정된 바가 없다”며 “다만 임시공휴일 지정이 이뤄진다면 5월보다는 3월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김정곤기자 mckid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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