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승권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김홍배 명지병원 교수팀이 지난 2009~2016년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관련 논문들을 종합 분석한 결과 하루 수면시간이 8시간 이상인 성인은 7시간 이상~8시간 미만 자는 그룹에 비해 인지장애 위험은 38%, 치매 위험은 42% 높았다. 다만 8시간 이상 수면 그룹과 9시간, 10시간 이상 수면 그룹 간에는 별다를 차이가 없었다.
명 교수팀이 메타분석한 논문들은 스페인·미국·독일·영국·핀란드·중국 등에서 약 5만4,000명(평균 66.9세)을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 결과가 담겨 있다.
명 교수는 “성별, 지역별, 나이별, 환자-대조군 연구든 코호트 연구든 상관없이 긴 수면시간은 일관되게 치매 등 인지장애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미국 국립수면재단(National Sleep Foundation)이 지난해 성인의 적정 수면시간으로 26~64세는 7~9시간, 65세 이상은 7~8시간을 권고했는데 이번 연구 결과 26~64세의 경우 7~8시간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긴 수면시간과 인지장애가 어떻게 관련돼 있는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잠을 오래 자면 뇌에서 염증 반응을 촉진해 알츠하이머성 치매가 발병할 수 있다거나 인지장애의 초기 증상이라는 가설, 수면무호흡증 같은 질병 때문에 잠의 질이 떨어져 오래 자게 되지만 뇌에 산소 공급이 부족해져 생기는 증상이라는 견해가 있다.
명 교수는 “뇌의 염증 반응이 촉진되면 돼 염증 관련 물질의 혈중 농도가 높아져 알츠하이머병 같은 치매에 걸릴 위험이 증가한다”며 “해외 연구 중에는 권장 수면시간보다 1시간 더 잘 때마다 CRP 활성단백과 인터루킨-6의 혈중 농도가 각각 8%, 7%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치매는 다양한 원인으로 뇌 기능이 손상되면서 기억력, 언어능력, 시공간 파악능력, 사고, 행동 등과 같은 전반적인 인지기능을 떨어뜨리고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한다. 알츠하이머병이 대표적인데 주로 65세 이상에서 발생 빈도가 증가한다. 고혈압·당뇨·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등 생활습관병과 흡연, 음주, 운동·영양부족 등도 관련이 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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