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한 번 바꿔 볼까?’ 새해 새 골프를 준비해야 하는 이맘때 골퍼들의 관심은 ‘무기교체’로 쏠리게 마련이다. 그중에서도 거리 욕심이 많기로 잘 알려진 우리나라 골퍼들의 시선은 드라이버로 모인다. 용품업체들도 때맞춰 따끈따끈한 ‘신상 드라이버’를 출시해 골퍼들을 유혹하고 있다.
올해 신제품들의 키워드는 ‘익숙함 속 신선함’이다. 젝시오(던롭스포츠코리아)·M(테일러메이드)·GBB(캘러웨이) 등 대부분의 업체는 기존 베스트셀러 모델의 이름을 이어받아 익숙함을 강조했다. 대신 한 꺼풀 벗겨보면 완전히 새로운 기술로 무장해 충성도 높은 마니아와 일반 골퍼들을 동시에 잡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우즈의 ‘올뉴M2’, 매킬로이의 ‘GBB에픽’=2015년 후반기 M 시리즈를 처음 내놓은 테일러메이드가 새해 내놓은 드라이버의 이름도 M이다. 대신 ‘올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기존 모델보다 2배 이상 가벼워졌고 페이스 면적도 훨씬 넓어졌다”는 설명. 최근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복귀하며 들고 나온 드라이버가 바로 올뉴 M2다. 테일러메이드는 지난해 국내 남녀 상금왕 최진호와 박성현을 영입하는 등 가장 활발한 선수 마케팅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캘러웨이의 새 얼굴은 ‘차세대황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다. 이번주 유럽 투어 대회에 캘러웨이 신제품인 GBB에픽의 서브제로 드라이버를 들고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GBB(그레이트 빅버사)는 1990년대 출시돼 캘러웨이의 전성기를 이끈 모델이다. GBB의 이름은 유지하지만 앨런 호크넬 캘러웨이 R&D 수석 부회장은 “우리가 해오던 드라이버 제작 방식에서 거의 다 바꿨다”고 설명한다. 무게 감소 목적으로 드라이버 덮개(크라운)에 써오던 카본섬유를 솔(바닥)에 처음 적용했고 페이스 바로 뒤 내부에 티타늄 막대 2개를 세워 에너지 손실을 획기적으로 줄였다는 것이다.
지난 9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챔피언스 토너먼트에서 우승한 저스틴 토머스(미국)의 드라이버는 타이틀리스트 917D3다. 토머스는 비교적 왜소한 체구에도 400야드 장타를 날려 눈길을 끌었다. 타이틀리스트는 9시리즈에 출시연도를 붙여 제품명을 정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혼마는 TW시리즈의 최신판인 TW737 제품을 오는 3월 국내 출시할 예정이다. 이보미가 지난 시즌 이 드라이버를 들고 일본 무대를 평정했다.
◇혁신의 핵심은 그립에=드라이버에서 눈이 가장 먼저 가는 곳은 헤드 디자인이겠지만 혁신의 핵심을 그립(손잡이)에 둔 신제품도 많다. 코브라의 킹F7+의 그립 끝에는 센서가 박혀있다. 골프데이터측정업체와의 제휴로 스마트폰 앱만 내려받으면 모든 샷의 방향과 궤적·거리·정확도 등을 즉시 확인할 수 있다. 톰 올사프스키 코브라 부회장은 “클럽 전체 무게에 영향을 주지 않게 센서를 제작하기 위해 2년이 걸렸다. 이 스마트 클럽은 투어 프로들이나 접하던 데이터를 아마추어 골퍼들도 경험하게 해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요넥스의 EZONE(이존)XPG HD는 헤드에 8g의 텅스텐을 넣으면서 그립 쪽에도 20g의 텅스텐을 삽입했다. 이로 인해 밸런스가 강화되고 일관된 스윙이 보장된다는 것이다. 던롭은 지난해 젝시오9에 이어 올해는 뉴 젝시오 프라임 로열에디션을 선보였다. 키나메리 카즈오 일본 던롭스포츠 사장은 10일 “한국인의 체형·운동습관·스윙을 철저하게 분석해 한국골퍼에 맞춤형으로 개발했다”며 “구간별로 유연성과 강도를 각각 다르게 제작한 샤프트가 숨은 비거리를 찾아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제품 젝시오는 샤프트의 그립 쪽에 4겹 구조의 신소재를 적용해 한층 안정된 방향성을 제공한다고 한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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