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산업의 심장인 디트로이트에 중국 기업이 상륙했다. 자동차 왕국 미국에서 판매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자동차 분야에서도 샤오미 같은 기업이 등장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9알(현지시각) 개막한 북미국제오토쇼(NAIAS)에는 중국 업체인광저우자동차(GAC)가 미디어 콘퍼런스를 진행했다. 중국 자동차 업체가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참가한 적은 있지만 미디어 콘퍼런스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5년과 2016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는 정식 부스를 차리지는 못했고, 부스 밖 복도에 차량을 전시하는 ‘굴욕’을 맛보았다.
GAC는 중국 내 6개 국영 중국 자동차 회사 중 하나다. 특히 중국 업체 중 판매량이 가장 빠르게 늘고 있는 회사다. 지난해 판매량은 총 38만대로 1년 전보다 96% 증가했다. 2011년 1만7,000대였던 판매량은 5년 여 만에 22배 급증했다. 중국을 중심으로 미얀마, 이란, 카타르, UAE, 요르단, 나이지리아 등 14개 국에 물량을 수출 판매하고 있다. 해외 판매는 전체 판매의 5~10% 수준이다.
GAC는 이번 모터쇼에서 대형 SUV GS7과 순수 전기차 GE3, 콘셉트카인 엔스피리트 하이브리드를 비롯해 대형 세단인 GA8 등을 전시했다. 모두 중국서 제작된 차지만 차량의 내 외관은 중국에서 만든 차라고 말하지 않으면 모를 정도였다. 특히 실내 공간을 꾸민 실력은 국산차에 버금갔다. 순수 전기차 GE3는 한번 충전으로 주행 가능 거리가 310km라고 밝혔다. 120kw 모터가 장착됐고 최대 출력은 163마력으로 제로백은 9.3초라고 설명했다. 차량 문을 잠궈나 시동을 걸거나 내부를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수치가 맞다면 순수 전기차 기술력도 상당한 것으로 분석된다. GAC는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실제로 북미에는 연구개발(R&D) 센터도 갖고 있다. 팽 싱야 GAC 사장은 “북미 시장을 궁극적인 목적지로 삼고 있다”며 “무공해 차량과 지능형 연결차도 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원천기술이 중요한 중국의 제조업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디트로이트=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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